골드만삭스가 현시점을 변곡점으로 보는 이유는 간단했다. 노동 수요가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올 4월 구인 건수는 805만9000건으로 2021년 2월 이후 가장 적었다.
실업 위기에 있는 인구도 급증하는 추세다.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지난달 9~16일 183만9000건이었다. 시장 전망치(182만 건)를 웃돌았고 2021년 11월 이후 최대치다.
실업률이 상승하면 경기 침체에 빠질 확률이 커진다. 실업과 침체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샴의 법칙’에 따르면 3개월간 실업률 이동평균이 최근 1년간 가장 낮은 실업률보다 0.5%포인트 높으면 반드시 침체를 겪게 된다. 1970년 이후 미국에서 단 한 번의 예외가 없었다.
오는 5일 공개되는 6월 실업률이 4%를 훌쩍 넘으면 미국의 3개월 실업률 이동 평균은 4% 이상이 된다. 이렇게 되면 지난 1년간 가장 낮았던 지난해 7월 실업률(3.5%)보다 0.5%포인트 높아진다. 샴의 범칙에 따라 미국이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변곡점이라는 말을 즐겨 사용한다. 의회 국정연설과 대국민 연설 때마다 “우리는 역사적 변곡점에 서 있다(We stand at inflection point in history)”는 표현이 등장한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을 압박하던 때나 미국과 중국 간 정상회담, 프랑스 국빈 방문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대선 유세에서도 수차례 “이번 선거를 미국 역사의 변곡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경제 부문에서의 치적 등을 들며 대선 완주 의사를 밝히고 있다. 측근인 웨스 무어 메릴랜드 주지사는 “(바이든의 나이인) 81이라는 숫자는 중요하지만, 역사적으로 낮은 실업률도 마찬가지”라며 “바이든은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공식 후보로 지명되는 다음달 19~22일 민주당 전당대회까지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결국 언제나 ‘문제는 경제’다. 미국 경제뿐만 아니라 바이든 대통령 운명의 변곡점이 될 6월 실업률 결과를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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