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교체' 위기 빠진 G7 정상…고물가·불법이민 폭증에 민심 폭발

입력 2024-07-01 17:55   수정 2024-07-02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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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끄는 범여권 정당이 조기 총선에서 참패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대선 후보 교체론에 맞닥뜨리는 등 주요 7개국(G7)에서 정권 교체 움직임이 거센 모습이다.

1일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총선 1차 투표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집권 여당 르네상스를 비롯한 범여권(앙상블)은 20%를 득표해 3위에 그쳤다. 33.1%를 얻어 1위를 차지한 강경우파 국민연합(RN)뿐만 아니라 좌파연합 신민중전선(NFP·28%)에도 뒤졌다. 오는 7일 2차 투표에서 여소야대 정국이 확정되면 마크롱 대통령과 야당 총리가 함께하는 동거 정부가 탄생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1차 대선 TV토론 이후 고령 리스크가 불거져 민주당 안팎에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28~29일 CBS 여론조사 결과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해서는 안 된다는 응답이 72%에 달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28∼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 여론조사에서 역대 최저인 25% 지지율을 기록해 역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佛총선 1차투표 강경우파 압승…마크롱 집권여당 3위로 밀려나
대선후보 사퇴압박 받는 바이든…인기 없는 기시다, 지지율 10%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끄는 범여권 정당이 조기 총선에서 참패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1차 대선 TV 토론 이후 ‘고령 리스크’가 불거져 민주당 안팎에서 사퇴 압박을 받는 등 주요 7개국(G7)에서 정권 교체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좀처럼 잡히지 않는 고물가가 유권자의 지갑 사정을 어렵게 하는 데다 유럽연합(EU)을 비롯한 서방권에서는 장기화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염증과 폭증한 불법 이민 등으로 민심이 이반했기 때문이다.
현실화된 佛 마크롱 참패
1일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전날 총선거 1차 투표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집권 여당 르네상스를 비롯한 범여권(앙상블)이 20%를 득표해 3위에 그쳤다. 33.1%를 얻어 1위를 차지한 강경 우파 국민연합(RN)뿐만 아니라 좌파 연합 신민중전선(NFP·28%)에도 뒤졌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1차 투표에서 당선을 확정 지은 후보는 76명이다. 정당별로는 RN 39명, NFP 32명, 앙상블 2명 등 순이다. 프랑스는 총선 1차 투표에서 당선되려면 지역구 등록 유권자의 25% 이상, 당일 총투표자 과반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이번 총선에서 1차 투표율은 66.7%에 달했다. 2022년 1차 투표율보다 19%포인트가량 높을 뿐만 아니라 1986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RN 약진과 마크롱 대통령의 전격적인 조기 총선 선언으로 선거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커진 결과다. 1차 투표에서 당선자가 나오지 않은 지역은 오는 7일 2차 결선 투표를 한다. RN의 실질적 지도자인 마린 르펜 의원은 출구조사 결과가 나온 직후 기자회견에서 “아직 승리가 아니다. 2차 투표가 결정적”이라며 “마크롱 대통령이 조르당 바르델라 RN 대표를 총리로 임명할 수 있도록 RN을 절대 다수당으로 만들어달라”고 촉구했다.

2차 투표까지 한 결과 RN 또는 NFP가 1당을 차지해 여소야대 정국이 형성되면 프랑스에서는 27년 만에 역대 네 번째 동거 정부가 탄생한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때도 사퇴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자신이 추진하려던 각종 개혁안이 무산되거나 방향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도 사퇴 압박 커지는 바이든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후보 교체론에 맞닥뜨렸다. 지난달 27일 첫 TV 대선 토론에서 공화당 내 유력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참패했다는 평가가 나와서다. CBS가 여론조사 업체 유거브와 함께 지난달 28∼29일 유권자 113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해서는 안 된다는 답변이 72%로 출마해야 한다는 응답(28%)을 압도했다.

당내 일부 인사는 바이든 대통령 측근인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과 테드 코프먼 전 상원의원 등에게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하도록 설득하라”고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 가족은 대선 레이스를 이어가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9일부터 질 바이든 여사 등 가족과 함께 워싱턴DC 인근에 있는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 머물고 있다.
기시다·트뤼도도 위태
다른 G7도 이탈리아를 제외하면 모두 마크롱 대통령, 바이든 대통령과 비슷한 처지에 놓였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속한 중도 좌파 성향의 사회민주당(SPD)은 지난달 6∼9일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에서 참패했다.

제1야당인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뿐만 아니라 강경 우파 정당인 독일을위한대안당(AfD)에도 뒤졌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도 4일 치러지는 총선에서 패배가 확실시된다. 그가 속한 보수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노동당에 20%포인트 넘게 뒤지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달 28∼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역대 최저인 25%로 하락했고, 일부 조사에선 10%대로 바닥으로 떨어지며 퇴진 압박을 받고 있다.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와 집권 자유당 역시 고물가와 주택난 등을 해결하지 못해 지지율 하락세가 뚜렷하다.

자유당이 지난달 토론토 하원 선거에서 패하며 트뤼도 총리가 내년 총선 전에 중도 사퇴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자신이 속한 강경 우파 성향의 이탈리아형제들(FdI)이 유럽의회 선거에서 약진하며 정치적 입지를 탄탄히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리안/임다연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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