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 인도 돌진 목격자 "급발진 아닌 듯…보행자 친 후 스스로 멈춰"

입력 2024-07-02 00:37   수정 2024-07-02 09:45



60대 운전자가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인도로 돌진해 신호 기다리던 보행자들을 치어 13명이 사상 당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1일 오후 9시 27분께 서울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차량이 돌진해 행인 9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소방당국은 2일 밤 0시 30분께 브리핑에서 "운전자가 부상을 당해서 상대로 조사를 못하고 있다. 어느정도 다쳤는지 확인이 안 된다"면서 "소방 대응 1단계는 현재 해제됐다"고 밝혔다.

사망자 9명 중 6명은 현장에서 사망했고, 3명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다가 사망 판정을 받았다. 확인된 사망자는 모두 남성인 것으로 전해졌다.

부상자 4명 중 1명은 중상이며 3명은 경상이다. 경상 3명 중 한명은 비응급상태라 이미 귀가 조치됐다.

사고 차량인 제네시스를 몰던 60대 후반 운전자는 차량 급발진은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현장에서 사고를 목격한 이들은 YTN뉴스에 "차량이 사람을 다 친 후 스스로 멈췄다"면서 "급발진이면 전복대나 뭔가에 추돌한 후 멈추지 않나. 차량이 브레이크를 잡아 멈추는 모습이었다"고 주장했다.



사고 목격자들은 이 차량이 굉음을 내며 역주행해 인도를 덮쳤다고 증언했다.

사고 현장은 역주행 차량이 덮친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시청역 7번 출구 앞 골목은 폴리스라인으로 전면 통제되고 있으나 펜스가 완전히 구부러지거나 박살 난 모습이 보였다. 사고로 인해 주변 편의점과 부근 가게의 유리창 등이 부서졌다.

사고 당시 인근 분식집에서 식사를 하다 큰 충돌음이 들려 바로 몸부터 대피했다는 김모(60) 씨는 "너무 큰 소리가 나 음식을 제쳐두고 곧바로 가게서 뛰쳐 나왔다"며 "이미 나왔을 때는 교차로 중앙에서 검은색 제네시스 차량이 360도 돌면서 편의점 옆 가게 간판을 쳤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씨는 "소음이 지나고 한 정신 차려보니 인도와 도로에 10여명이 쓰려져 있었으며 한 아주머니가 쓰러진 남성을 지혈하기 위해 목을 누르고 있었다"며 "도로가 너무 많은 피로 젖어 있어 어쩔 줄 모르고 살아있는 부상자가 있는지 확인하다 경찰의 저지로 사고 현장을 나왔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목격자인 60대 A씨는 "제네시스 안에서 부인도 함께 나왔고, 운전수도 고통을 호소하는 모습을 봤다"며 "이 차와 충돌한 주변 차량들 안쪽에도 부상자가 있는 듯 했다"고 전했다. 이어 "차량 바퀴에 사람이 깔려 있었다"고 주장했다.

사망자 중에는 서울시청 직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차량이 조선호텔 쪽에서 역주행했다는 목격자들의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 중이다. 소방당국은 차량 37대, 인원 134명을 투입해 사고 현장을 수습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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