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 … AI가 소비자 마음 움직인다

입력 2024-07-02 16:12   수정 2024-07-02 16:13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팬데믹이 끝나고 소비 활동이 정상을 찾으면서 소비자의 기대심리가 더욱더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세계 경제에 닥친 어두운 그림자는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인플레이션, 환율, 보호무역주의 등이 각국 경제를 어려움에 빠뜨리고 있다. 게다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스라엘·하마스 분쟁까지 발발해 세계 경제는 물론 국내 경제도 지속 성장을 담보하기 쉽지 않은 실정이다. 2024년부터 급변화한 디지털화와 인공지능(AI) 산업의 급성장, ESG(지속가능경영) 강화, 고령화 가속화 등으로 인해 글로벌 주요 패러다임에 변화의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은 글로벌 경영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제품과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고객만족도지수(GCSI: Global Customer Satisfaction Competency Index) 조사는 한국 산업과 기업의 글로벌 고객 만족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 수단이다. 2005년 시작해 올해 20년 차를 맞이했다. 올해는 산업 트렌드를 감안해 9개 산업군, 77개 부문, 253개 제품에 대해 전국 4만5000명(남성 51%, 여성 49%)을 대상으로 4월 한 달간 조사했다. 지난해 유선 및 웹(Web)으로 조사한 방법을 전체적으로 웹 방식으로 변경해 18개 속성 5점 척도로 실시했다. 시스템 및 전문가가 분석한 결과 팬데믹 이후 소비자의 기대심리 상승으로 GCSI는 평균 62.43점으로 다소 낮게 나왔다. 4개 차원별 만족도지수에서는 품질(CS Factor) 64.19점, 고객 가치(Customer Value) 63.35점, 글로벌 역량(Global Competency) 61.68점, 고객 충성도(Customer Loyalty) 63.71점으로 나타났다.

품질 차원에선 전자정보통신 부문이 67.48점으로 가장 높았고, 유통 부문이 62.50점으로 2023년에 이어 만족도지수가 낮았다. 고객가치 부문 역시 전자정보통신이 66.49점인 반면 유통 부문은 61.14점에 그쳤다. 고객들은 한국 산업의 글로벌 역량에 대해 경쟁력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한국 산업의 수출 주력인 자동차 부문이 64.2점, 전자정보통신 부문도 67.05점으로 전체적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반면에 금융 부문은 52.86점으로 저조했다. 고객 충성도 역시 전자정보통신 부문이 우수한 평가를 받았으나 금융 부문(은행, 보험, 카드)은 전반적으로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금융 부문은 국제 정세 및 전반적인 경기 상승이 있어야만 고객에게 사랑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세부 부문에서 은행은 글로벌화 전략에 노력한 신한은행이 전체 만족도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쟁 차원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아 20년 연속 1위 기업에 올랐다. 생명보험에선 삼성생명이 68.23점, 자동차보험은 하이카가 67.86점으로 고객으로부터 지속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생활용품 산업군에서 고객만족지수가 높은 제품은 나이키 골프웨어가 69.93점으로 1위에 올랐다. 남녀 화장품은 코스모코스 다나한 제품이 67.99점으로 3년 연속, 꽃을든남자가 67.50점으로 6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서비스산업에선 삼성서울병원이 70.11점, 신라호텔이 71.30점을 기록해 올해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항공운송에선 대한항공이 1위였으며, 저비용항공운송은 t’way항공이 59.21점으로 10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유통산업은 더현대서울이 70.45점으로 1위에 올랐다.

한국 자동차산업은 글로벌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전기차의 경우 현대자동차가 67.27점으로 테슬라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승용차 부문에선 기아가 64.75점으로 1위였다. 타이어산업은 넥센타이어가 66.97점으로 만족도 1위를 차지했다.

전 세계적 디지털화 전환에 따라 고객이 관심을 보이는 분야는 전자정보통신이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 분야 선두주자인 삼성전자는 정보통신산업 부문에서 20년 연속 1위로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 스마트TV 73.25점, 스마트폰 74.74점, 갤럭시북 70.55점, 냉장고 72.60점, 의류관리기 70.95점 등 많은 제품이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한국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의 중심이 전자정보통신과 자동차산업이라는 점을 확인해준 결과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만족도 수준이 낮은 금융, 유통 부문은 글로벌 경제 상황의 영향을 제외하더라도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돌파구를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금아 기자 shinebij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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