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간 자신을 돌봐준 삼촌을 둔기로 살해한 60대 조카에게 검찰이 징역 20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2일 수원지법 형사14부(고권홍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60대 A씨의 살인 혐의 결심 공판에서 이 같은 징역형과 치료감호, 전자장치 부착 명령 20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자신을 오랜 기간 보살펴 준 작은 아버지를 살해해 죄질이 불량하고 비난 가능성이 높다"며 "유족과도 합의되지 않았고 정신감정 결과 심신 장애가 있는 점, 재범 위험이 있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변호인은 "피고인은 7세 정도의 지능이고 자기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도 잘 모르는 상태"라며 "피고인이 동기가 있어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르지 않았고 조현병 증상으로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을 참작해 달라"고 최후 변론했다. 또 A씨는 최후 진술에서 "자고 있는데 갑자기 경찰이 와서 수갑을 채웠다"며 제대로 된 발언을 이어가지 못하고 횡설수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 1월31일~2월7일 사이 수원시 영통구 주택에서 함께 사는 삼촌 70대 B씨를 둔기로 폭행해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범행 이후 A씨는 B씨의 시신을 이불에 싸 베란다에 방치해 둔 것으로 파악됐다. 삼촌과 조카 사이인 이들은 B씨 명의의 임대주택에서 30여년간 함께 살아왔다.
경찰은 2월 7일 오후 B씨 아들로부터 "집 안에서 휴대전화 벨 소리는 들리는 데 아버지가 연락받지 않는다"는 신고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이후 소방과의 공동 대응을 통해 잠긴 문을 강제로 열어 안에 있던 B씨 시신을 발견하고 자신의 방 안에 있던 A씨를 긴급체포했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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