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 금리인하 압박에…"섣부르다" 선 그은 이복현 [금융당국 포커스]

입력 2024-07-02 15:42   수정 2024-07-02 16:01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사진)이 기준금리 인하나 인하 기대심리가 금융안정을 흔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권을 중심으로 빗발치는 기준금리 인하 주장에 선을 그엇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2일 여의도 금감원에서 임원 회의를 열고 "성급한 금리인하 기대와 국지적 주택가격 반등에 편승한 무리한 대출 확대는 안정화되던 가계부채 문제를 다시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나 시장에 조성된 금리인하 기대감이 가계부채 문제를 비롯한 금융안정을 훼손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이어 "연초의 기대와 달리 미국의 금리인하가 지연되고 달러 강세도 심화됐다"며 "원화는 물론 엔, 위안화 등 주변국 통화의 불안이 심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예상보다 더뎌지면서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있고 그만큼 원·달러 환율도 1400원에 육박할 만큼 치솟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외환시장 불안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원장은 이어 "하반기 시장의 기대감이 금리인하, 주택가격 회복 등 한쪽으로 쏠려있는 상황에서 예상과 다른 조그만 이벤트에도 큰 위기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고도 했다. 금리인하 기대 심리를 꺾는 듯한 이 원장의 발언은 정부와 여당의 입장과는 온도차가 상당하다.

앞서 지난달 16일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한 방송에 나와 “금리를 인하할 환경이 됐다”고 말다.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달 17일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가 이어지고 있다”며 “서민 경제의 가장 핵심이 금리 문제인 것을 직시해 이 문제에 당과 정부가 나섰으면 한다”고 말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16일 페이스북에 “부진한 경기를 살리기 위해 미국보다 먼저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썼다.

하지만 올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은 갈수록 힘을 받고 있다. 한은 통화정책국장을 역임한 홍경식 국제금융센터 부원장은 전날 한 세미나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미국 등보다 선제적으로 인하하면 원·달러 환율 절하 압력을 키울 것"이라며 “한은이 연내 금리를 내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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