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철호 시의원 “박경귀 아산시장 거짓 해명에 의혹만 늘었다”

입력 2024-07-02 23:31   수정 2024-07-02 23:32


박경귀 아산시장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유성녀 아산문화재단 대표의 각종 의혹에 대해 직접 해명한 것과 관련해 천철호 아산시의회 의원이 “박 시장의 주장은 거짓 해명으로 의혹만 키웠다”고 재반박하는 등 의혹의 진실을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천철호 의원은 지난 1일 아산시의회에서 지난달 28일 있었던 박 시장의 긴급 기자회견 발언을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천 의원은 “박 시장은 기자들과 시민들을 상대로 거짓말을 했다”며 “팩트체크(사실확인)를 위해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아산문화재단 대표 자격요건을 설명하면서 “문화예술의 소양이 있고 그와 관련한 능력이 있으면 자격요건을 갖춘 것”이라며 “공주시와 천안시도 경력과 상관없이 재단 대표를 뽑고 있다. 이들 기초문화재단 대표 자격 요건을 한 번이라도 읽어 봤으면 그런 엉터리 주장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천 의원은 이에 대해 “박 시장은 공주나 천안 기초문화재단 자격요건 중 일부만 공개하고 전부를 공개하지 않았다”며 “이들 재단은 문화예술관리 경력 15년 이상 등 대표 선임을 위한 기준을 보다 엄격히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요건은 아산보다 더 엄격한 자격을 요구하고 있는데, 기자회견장에서는 이를 숨기고 마치 시의원 발언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호도했다”고 날을 세웠다.



천 의원은 박 시장의 문화사업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대한 해명에 대해서도 자료를 제시하며 유 대표가 감독을 맡은 일부 문화사업의 투명성을 문제 삼았다. 당시 박 시장은 유 대표의 문화 예술 전문성을 내세우며 “공모 없이 다수의 문화사업 예술 감독을 맡았다고 특혜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따졌다.

하지만 천 의원은 “지난해 8월 당시 유 특보를 예술감독으로 위촉해 놓고, 행사 일주일 전에 갑자기 유 특보가 대표로 있는 회사와 용역을 체결했다”며 “이 회사는 일주일 용역을 진행하고 1100만원을 가져갔다”고 주장했다.

천 의원은 이어 “유 특보는 지난해 4월 이순신 축제 예술감독, 8월 신정호 아트밸리 별빛축제, 10월 재즈페스티벌, 올해 이순신 축제 등에서 예술감독, 총감독 등을 맡아 6600만원을 가져갔다”면서 “행사 때 마다 예산 항목과 세목이 변하고 금액도 달라지는 데다 계약 방식도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천 의원은 “지난해 8월 행사와 10월 행사 모두 경쟁 용역업체와 견적 10만원 차이로 당시 유 특보의 회사가 용역사업을 가져간 것도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며 “예술을 모르는 게 부끄러운 것인가, 아니면 자신의(박경귀 시장) 특보에게 온갖 수단을 동원해 특혜를 주고 문화재단 대표까지 만든 게 부끄러운 일이냐”고 따져 물었다.

천 의원은 박 시장과 유 대표의 공식적인 사과를 촉구했다. 천 의원은 “아산문화재단 대표이사 선정 과정에서 지원서를 낸 나머지 13명은 들러리에 불과했는데 이런 분들에게도 사과하고, 유 대표의 선임을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앞서 유 대표의 ‘특혜 논란’과 ‘회전문 인사 논란’, ‘허위 경력에 논문 표절 의혹’ 등이 제기되자 지난달 28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시의원이 제기한 의혹을 정면 반박했다.

박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유 특보(아산문화재단 대표)는 전문가다. 공모 없이 예술감독을 맡았다고 특혜 의혹을 제기하는 건 잘못이다. 예술 분야를 몰라서 하는 얘기다. 삼고초려 해서라도 모셔 와야 한다. (천철호 의원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발언했다.

아산=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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