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전에 행사하는 지식재산권[김윤희의 지식재산권 산책]

입력 2024-07-07 14:18   수정 2024-07-07 14:19

[지식재산권 산책]



사업을 하다 보면 때때로 갑작스레 지식재산권을 침해했다는 경고장을 받거나 혹은 타인에게 이런 경고장을 보내야 할 때가 있다. 저작권이나 영업비밀 등의 몇몇 예외를 제외한 지식재산권은 대부분 등록에 의해 권리가 발생하고, 등록이 돼야 타인이 자신의 특허나 상표를 침해했을 때 이런 침해행위를 중지시키거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가 있다.

즉 등록에 의해 발생하는 지식재산권의 경우에는 출원만으로는 침해행위자에 대하여 원칙적으로 법적 조치를 취할 수는 없고 등록 이후가 돼야 침해금지나 손해배상의 청구가 가능하게 된다.

그런데 종종 아직 등록이 되지 않았고 그저 출원 상태에 불과한 특허 및 상표, 디자인 등에 근거해 경고장을 보내거나 받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고장도 분명히 법적 의미를 갖는다.

예를 들어 상표법은 상표를 출원한 자는 출원 공고가 있은 후에 해당 출원 상표의 지정상품과 동일·유사한 상품에 대해 해당 출원 상표와 동일·유사한 상표를 사용하는 자에게 서면으로 경고할 수 있다(해당 출원의 사본을 제시하는 경우에는 출원 공고 전이라도 서면으로 경고할 수 있다).

이와 같이 경고장을 보낸 후에 해당 출원 상표가 정식으로 등록이 되면 그때 경고를 한 출원인은 경고 후부터 상표권을 등록할 때까지의 기간에 발생한 해당 상표의 사용에 관한 업무상 손실에 상당하는 보상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상표가 등록된 이후에 행사할 수 있는 권리이기는 하나 등록 전의 손실에 대해서도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지식재산권 행사의 예외에 해당하는 규정이다. 특허법이나 디자인 보호법에도 거의 동일한 규정이 존재한다.

지식재산권에서 이런 규정을 두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지식재산권의 등록은 출원 이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경우가 일반적이기 때문에 출원 이후 등록 사이에 제3자가 동일·유사한 지식재산권을 사용해 사업을 확대한 경우에 출원인과 제3자 사이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출원시가 아니라 출원이 공개 내지 공고된 때로부터, 그리고 서면으로 경고한 경우에 한해 손실을 보상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손실보상의 경우에도 손해배상과 같이 인과관계가 있는 손실만이 보상될 것이나 손해배상과 달리 손해액을 추정하여 주는 규정은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아직 등록되지 않은 출원 중인 지식재산권 침해를 이유로 한 경고장을 받은 경우에 있어 상대방이 주장하는 권리가 아직 등록되지 않았다고 해 안심할 것이 아니라 추후 등록이 되면 등록 때까지의 손실 보상을 지급할 위험이 있음을 인지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해당 지식재산권이 등록되지 않도록 이의 신청을 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한편 지식재산권을 출원했다는 사실만으로 안심할 것이 아니라 업계에서 동일·유사한 지식재산권이 사용되고 있는지, 특히 거래 관계자가 자신과의 거래 관계에서 알게 된 정보를 이용해 출원된 지식재산권과 동일·유사한 지식재산권을 활용하고 있지는 않은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필요에 따라 등록 전이라도 경고장을 보내서 더 이상의 이용 확대를 막고 후에 손실 보상을 위한 근거를 마련해 둘 필요가 있다.

다만 이런 경고장을 보낼 때에도 유의할 사항이 있다. 가급적이면 경고장은 침해를 한 것으로 추정되는 자에게만 발송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함부로 침해자의 거래처에 발송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자칫하면 업무방해에 해당해 불법행위에 기인한 손해배상청구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윤희 법무법인(유) 세종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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