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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 진행 속도를 늦춰주는 일라이릴리의 신약 '키선라(사진·성분명 도나네맙)'가 2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비만치료제 젭바운드에 이어 일라이릴리 매출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는 기대로 장외 거래에서 주가는 4% 넘게 뛰었다.
키선라는 알츠하이머를 일으키는 뇌의 노폐물 단백질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제거하는 의약품이다. 완치제는 아니지만 알츠하이머 진행 속도를 늦추고 환자가 더 오랜 시간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일라이릴리는 지난 6월 FDA 자문위원회에 제출한 후기 임상 연구 데이터를 통해 키선라를 복용한 환자가 위약을 복용한 환자에 비해 1년 반 동안 질병 진행 위험이 약 35% 낮아졌다고 보고했다.
키선라는 일본 제약사 에자이와 미국 바이오젠이 2021년 공동 출시한 에두헬름, 지난해 내놓은 레켐비에 이은 세 번째 알츠하이머 치료제다. 에두헬름은 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면서 시장이 사실상 키선라와 레켐비의 양강 구도가 됐다. 키선라는 매달 정맥주사로 투여되는 반면 레켐비는 2주에 한 번 맞아야 한다.
알츠하이머 치료제가 보편화하기 위해서는 '보험 적용'이라는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키선라를 1년 맞는 데 드는 비용은 3만2000달러(약 4430만원), 레켐비는 2만6500달러(약 3670만원)다. 레켐비는 미 정부 노인 의료보험제도인 메디케어의 보장 대상이며 일라이릴리 역시 키선라가 메디케어 적용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라이릴리 주가는 이날 시간외 거래에서 종가 대비 4.179% 오른 910.5달러에 거래됐다. 종가는 906.71달러로 전날보다 0.8% 하락했다.
이날 주가가 하락한 데는 대통령 선거를 4개월가량 앞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제약사 때리기'에 나선 영향이 컸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USA투데이 기고를 통해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는 높은 약값으로 미국인들을 속이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수십 년 간 미국인들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내고 처방약을 받는 데 대해 합리적인 이유는 없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처방약 회사들은 미국 국민을 상대로 폭리를 취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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