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 총수 46명의 올해 2분기 주식 재산이 2조원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차전지 대표주들이 포진한 에코프로그룹의 이동채 전 회장과 주가가 연중 최저치를 경신 중인 카카오의 김범수 CA협의체 공동의장 감소폭이 컸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변함없이 보유 주식 평가액 1위를 지켰다.
기업분석 전문업체 한국CXO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의 ‘2분기 주요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 변동 조사 결과’를 4일 발표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88개 대기업 집단 중 6월 말 기준 주식 평가액이 1000억원을 넘는 총수 46명이 대상이다. 2분기 증감 수치는 지난 3월 29일과 6월 28일의 종가를 비교했다.
총수들 주식 재산은 3월 말 68조5096억원에서 지난달 말 65조8542억원으로 2조6554억원 감소했다. 3조4997억원이 늘었던 1분기와 대조적 흐름이다. 46명 중 20명은 주식 평가액이 올랐지만, 나머지 26명의 감소폭이 컸다.
보유 주식 가치 하락률이 가장 높은 인물은 에코프로그룹의 이동채 전 회장이다. 이 전 회장의 2분기 말 주식 재산은 2조3592억원이다. 1분기 말 대비 28.8% 하락했다. 2차전지 업황 악화가 영향을 미쳤다. 김범수 카카오 CA협의체 공동의장도 3개월 사이 주식 평가액이 5조6738억원에서 4조2973억원으로 24.3% 줄었다. 카카오는 지난 2일 올들어 최저 종가(4만원)를 기록했다.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13.5%), 권혁운 IS지주 회장(-13.2%)은 뒤를 이었다.
주식 재산 증가율 1위는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다. 그의 주식 평가액은 1분기 말 8378억원에 불과했지만, 3개월 만에 1조3541억원으로 불어났다. 증가율은 61.6%에 달한다. 고(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주식 상속이 영향을 끼쳤다. 두산그룹의 박정원 회장의 주식 재산도 40.8% 늘었다. 두산그룹주 전반을 둘러싼 투자심리가 개선되며, 계열사 주가 상승의 수혜를 누렸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27.9%), 구자은 LS그룹 회장(26.8%) 등 수출주 관련 기업 총수도 주식 재산 증가율이 높았다.
전체 주식 재산 1위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다. 총액은 15조7541억원에 이른다. 2위는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10조837억원)이 차지했다. 김 CA협의체 공동의장의 재산 감소로, 기존 4위던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순위는 3위로 한 단계 상승했다. 2분기 말 기준 정 회장의 주식 재산은 4조6618억원이다. 주식 평가액 ‘1조 클럽’ 총수는 총 16명으로 나타났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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