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은행 점포 수가 줄어들면서 지역 간 접근성 격차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대면 거래가 증가한 탓에 은행마다 수익을 내는 점포 위주로 통폐합에 나서면서다. 점포 효율화와 금융 소외계층 지원을 놓고 은행권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4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이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 운영 중인 점포 수는 총 368개로 집계됐다. 서울 전체 점포 1149개의 약 32%에 달하는 수치다. 일부 은행들이 강남 점포마저 줄이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타 지역보다 훨씬 많다. 실제 구로구(34개), 노원구(35개), 도봉구(14개) 등은 강남 3구에 비해 점포 수가 적은 편이다.
다만 일부 지역에서는 일반 업무 처리에 2~3시간을 대기해야 하는 점포 부족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연합회에 집계 결과 강원도에 운영 중인 4대 은행 점포는 56개뿐이다. 강원 전체 인구가 약 150만명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한 점포당 쏠림 현상이 상당한 셈이다. 지방 고객을 다수 확보한 농협은행을 포함하더라도 118개 점포에 그친다. 대전시 전체에 있는 4대 은행 점포도 서초구(110개)보다 적은 94개에 불과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서울 강남권에 여전히 유동 인구가 많고, 기업 고객이나 고액 자산가들이 몰려있기 때문에 점포가 집중될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은행권에서는 비대면 거래 비중이 매년 높아지고 있어 점포 축소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3년간 500여개 영업점을 폐쇄한 은행권은 다음달에도 최소 20개에 달하는 점포를 추가로 없앨 예정이다. 줄어드는 대면 고객을 상대할 점포를 유지해야 하는 은행들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은행에서 일어나는 입출금 거래의 80% 이상이 인터넷 뱅킹을 통해 이뤄지고 있어서다.
박재원 기자
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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