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장 후보자로 4일 지명된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53)은 엘리트 공직자가 집결한 기재부에서도 ‘해결사’로 통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대기업 구조조정 등 험한 일을 도맡았던 이력 때문이다. 지난해 1차관 임명 때는 국장에서 실장을 건너뛰고 곧바로 승진하기도 했다. 그는 지명 직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착륙과 가계부채 관리를 역점 과제로 제시했다.
이를 두고 금융위 안팎에선 이번 금융위원장 인사가 ‘세대교체’에 방점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위 후속 인사도 상당히 큰 폭으로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다. ‘실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 현안 곳곳에서 자기 목소리를 내면서 다소 위축됐던 금융위의 위상이 김 후보자의 취임을 계기로 정상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김 후보자는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의 첫 경제금융비서관으로서 금융정책을 조율하는 역할을 주도했었다.
그는 금융 및 거시경제 정책을 두루 경험한 정통 경제 관료로 분류된다. 재정경제원(현 기재부)에서 공직을 시작했으며 사무관 시절 8년 중 4년을 금융정책국 증권과에서 근무했다. 금융정책국은 외환위기 이후 위기 대응의 최전선에 있던 곳이다. 금융위가 기재부에서 분리된 현재도 금융정책국은 핵심 조직으로 꼽힌다. PF 부실 및 가계부채 관리도 금융정책국 업무다.
김 후보자는 사무관 시절 순환 인사의 관례를 깨고 금융정책국에만 머물렀다. 이후 기재부 자금시장과장, 혁신성장추진기획단장, 경제정책국장 등 거시 정책 분야의 주요 보직을 거쳤다.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STX그룹 현대그룹 동부그룹 등의 구조조정에 관여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정책분석관, 미주개발은행(IDB) 선임스페셜리스트를 맡은 경력이 있어 국제경제 감각도 갖췄다. 2022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전문위원으로 파견돼 윤석열 정부의 경제 분야 국정 과제를 만들었고, 정부 출범과 함께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을 맡았다.
최우선 과제로는 부동산 PF 관련 리스크 관리를 꼽았다. 금융당국은 지난 5월 ‘부동산 PF 연착륙 방안’을 내놓고 후속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 김 후보자는 “기존 방안에 따라 차근차근 진행하면 하반기에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증가세를 보이는 가계부채와 관련해선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년 연속 떨어졌고 올해도 안정될 것으로 본다”며 “하반기에 유념해 관리하겠다”고 했다.
박상용/강현우 기자
■ 김병환 약력
△경남 마산 출생(53)
△부산 사직고,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영국 버밍엄대 경영학 석사
△행시 37회
△기획재정부 자금시장과장, 경제분석과장, 종합정책과장, 경제정책국장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기재부 1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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