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평가인 국어와 수학에서는 최상위권 1등급 내 구간대 학생들도 한 문제를 맞고 틀리냐에 따라 표준점수에서 차이가 크게 나고, 점수대별 구간도 많아져야 변별력 확보 가능성이 높아진다. 영어에서는 난이도에 따라 1·2등급 인원이 크게 달라져 특히 수시 수능 최저 조건 충족 과목에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다.
난이도에 직접적 영향을 받고 있는 영어과목의 이번 6월 평가원 1등급 비율이 1.47%로 2018학년도 영어 절대평가 도입 이래 가장 어렵게 출제되었다. 지난해 6월 평가원 모의고사에서 1등급 인원은 29,042명으로 7.62%이었던 것이 이번 시험에서는 5,764명으로 1.47%에 불과했다. 1등급 인원이 무려 2만 명 이상 줄어들었다. 평상시에 영어 1등급 정도는 자신했던 학생들의 약 80%가 1등급 확보에 실패한 셈이다. 2등급 이내 인원도 9.47%로 지난해 6월 평가원 모의고사 22.57%에 비해 반토막 이상 줄어들었다. 평소 2등급을 받던 학생들도 절반 이상이 2등급 확보에 실패했다. 사실상 6월 평가원 모의고사에는 3등급 받기도 쉽지 않았다.
9월 평가원 모의고사에서 6월보다 영어가 쉽게 출제되더라도 수험생 입장에서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6월 평가원 모의고사 때 1등급 비율이 7.62%였고, 킬러 문항을 배제한다고 발표된 직후에 치러진 9월 평가원 모의고사에서는 4.37%로 난도가 급격히 높아졌다. 이때 킬러 문항이 배제된 상황에서 6월보다 어려워지다 보니 본수능 때는 쉬워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본수능 때 4.71%로 2018학년도 절대평가 도입 이래 가장 어렵게 출제되면서 예상을 크게 빗나갔다.
영어 과목은 대체로 빈칸 추론에서 킬러 문항이 출제되는 패턴이었다. 그러나 이번 6월 평가원 모의고사에서는 전체 45문항 중 절반도 풀지 못하는 상황에서 21번대부터 이처럼 변별력 높은 문제를 마주하게 되었고, 29번부터는 연속으로 10문항 이상이 어렵게 출제되어 수험생들이 시간 안배 등에서 매우 당혹스러웠을 것으로 추정된다.
과거와 달리 영어에서 빈칸 추론 등 몇 문항으로 특정된 어려운 문항이 매우 돌출적으로 다방면에서 출제되고 있다. 수험생들은 풀릴 듯하면서도 정답 찾기가 매우 어렵다는 반응이다. 본수능 때에도 이러한 상황은 충분히 재현될 수 있다. 이번 6월 평가원 모의고사를 통해 경험한 것을 토대로 시험장에서의 시간 관리 등 위기 관리 능력을 높여야 한다. 영어가 쉬워질 것으로만 예단하지 말고, 돌발 변수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처할지 잘 생각해야 한다. 시험장에서 본인만 어려웠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수험생 전체가 어려워했다는 결과가 나왔다는 점을 꼭 인식하고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
수학도 이번 6월 모평에서 표준점수 최고점이 152점으로, 지난해 본수능 148점보다 높게 나왔다. 1등급 커트라인도 135점으로 지난해 수능 133점보다 높아져 사실상 지난해 본수능에 비해 1등급대 학생도 풀기 어려운 문제였다고 볼 수 있다. 1등급대 학생의 점수 차가 최고점 152점에서 최저점 135점으로 17점 차가 발생했다. 지난해 본수능 때 최고점 148점, 1등급 최저점 133점의 15점 차보다 더 벌어진 것이다. 올해는 의대 모집 정원이 확대되어 상위권 변별력 확보가 지난해보다 중요해졌다. 2025학년도 수학 문제 난이도가 이번 6월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기에는 어려울 수 있다.
국어의 경우 이번 6월 평가원 모의고사에서 표준점수 최고점이 148점, 1등급 커트라인이 132점이었다. 1등급 내 학생들 사이에서도 국어 점수 격차는 16점 차가 발생했다. 지난해 본수능에서 나타난 1등급 최고점 150점, 최저점 133점의 17점 차에서 1점 줄었다. 수학과 마찬가지로 국어도 상위권 변별력 확보를 위해 이번 시험보다 쉬워질 것으로 예단하기는 어렵다.
결과적으로 국어, 수학, 영어 모두 킬러 문항이 배제되었지만 변별력 확보가 중요해졌다고 볼 수 있다.
국어, 수학 선택과목 응시 추세는 통합 수능 4년 차에 접어들면서 상당 부분 안정화 단계로 보인다. 국어 언어와 매체 선택 비중은 지난해 40.8%에서 39.1%, 수학 미적분은 지난해 48.5%에서 48.7%로 비슷한 비율이다. 지난해 2024학년도 6월 언어와 매체는 40.8%였지만, 2023학년도 6월에는 35.9%, 2022학년도 6월에는 27.8%로 변동 폭이 매우 컸다. 수학 미적분도 2022학년도 6월에는 37.1%, 2023학년도 6월에는 42.8%, 2024학년도 6월에는 48.5%로 큰 폭으로 증가하다가 이번 6월에는 48.7%로 전년과 비슷한 양상이다. 선택과목 간 과목 변동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발생하지 않는 상황이다.
그러나 사탐, 과탐 각각 1과목을 응시하는 수험생들이 지난해 6월 14,074명, 3.8%에서 금년도 6월 34,297명, 8.9%로 높아졌다. 대체로 이과 학생 중 사탐 1과목을 선택한 학생들이 많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중요 상위권 대학에서 자연계열 지원 시 과탐 과목에 대부분 가산점 등을 주고 있기 때문에 이것이 상위권 학생들의 큰 흐름이라고 볼 수는 없다.
2025학년도 수능은 선택과목 간에는 응시 인원의 큰 차이 없이 지난해 수준과 비슷해지고 있다. 킬러 문항 배제 2년 차에서 수능 난이도는 근본적으로 킬러 문항 형식은 빠지지만 1등급대 학생들에게도 변별력 확보가 가능한 수준으로 출제되는 패턴이다.
전 과목 시험 범위가 적용되는 9월 평가원 모의고사에 최선을 다하고, 9월 평가원 모의고사 난이도에 상관없이 6월 평가원 모의고사 때 발생한 여러 가지 돌발 상황과 자신이 범한 실수 등을 면밀히 살펴보고 남은 기간 동안 동일한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보다 더 중요하다. 실제 시험장에서 어려운 문제가 나오더라도 이 어려운 문제는 본인에게만 적용되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도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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