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먼저 쏜 축포…"다음엔 이 종목" 청신호 켜졌다

입력 2024-07-06 14:24   수정 2024-07-06 16:21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 5일 나란히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실적시즌에 돌입했다. 두 회사 모두 증권가 예상을 넘어선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다른 상장사들의 실적 전망에도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어닝서프라이즈가 예상되는 종목들이 다수 나오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실적 대비 주가 부담이 덜한 종목을 골라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또 2·3분기 중 실적이 바닥을 치고 반등할 2차전지·화학·디스플레이 등의 업종도 관심을 둬야 한다고 했다.
○2분기 호실적 예고, 밸류 부담 덜한 종목 집중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분기 증권사 실적 예상치가 존재하는 상장사 216곳과 잠정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LG전자의 영업이익 합산액은 총 57조5139억원으로 집계됐다. 3개월 전 예상치 합산액인 51조8721억원 대비 10.8% 더 늘어난 금액이다.

실적 발표 1·2호인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증권가 예상을 크게 넘은 호실적을 냈다.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10조4000억원으로 컨센서스(증권사 예상치 평균)였던 8조3078억원을 25.1% 웃돌았다. LG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도 1조1961억원으로 집계돼 컨센서스(9981억원)를 19.8% 넘겼다.

국내 두 대표 기업이 나란히 깜짝실적을 발표하면서 다른 상장사들 역시 예상을 넘긴 호실적을 낼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아직 실적발표를 하지 않은 상장사 중 최근 3개월 동안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10% 이상 상향된 업체는 46곳으로 집계됐다.

2분기 예상 영업이익이 1000억원 이상인 종목 중에서는 풍산이 최근 3개월 동안 실적 전망치가 87.5% 높아져 가장 상향 폭이 컸다. 이어 SK하이닉스(83.3%), DL(48.7%), 미래에셋증권(31.2%), 고려아연(28.9%), 금호타이어(25.2%), 한국금융지주(24.1%) 순서였다.

증권가에서는 실적 전망이 상향되면서도 비교적 저평가돼 매수 부담이 덜한 종목을 골라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실적 전망이 10% 이상 상향된 종목 중 현재 주가수익비율(PER)이 최근 5년 평균 PER보다 낮은 종목을 추린 결과 기아, 대한항공,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LG이노텍 등이 이러한 종목으로 꼽혔다.

기아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조5899억원으로 최근 3개월 동안 19% 상향됐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5.5% 늘어난 금액이다. 기아의 지난 5일 기준 PER은 5.77배로 최근 5년 평균인 7.25배보다 낮다. 실적 개선에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과거 대비 오히려 덜 부담스럽다는 얘기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실적 서프라이즈가 지속되면서, 기아는 주가 상승에도 PER은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판매대수는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하였으나, 원화약세와 재료비 하락, 고가 제품 판매비율 증가로 이를 상쇄했다"고 했다.

대한항공은 2분기 영업이익이 최근 3개월 동안 20.6% 상향돼 4629억원으로 예상됐다. 5년 평균 PER은 9.81배지만 5일 기준 PER은 7.92배 수준에 불과하다. 주가순자산비율(PBR)도 0.88배 수준으로 1배를 밑돌고 있다.

LG이노텍은 최근 3개월 동안 2분기 영업이익 예상치가 4.7배 가량 상향돼 842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5일 기준 PER은 11.22배로 5년 평균(12.76배) 대비 낮다. 특히 3·4분기 실적 눈높이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916억원으로 전년대비 59% 뛸 것으로 예상됐다. 이러한 기대에 부응해 LG이노텍은 5월 이후 이날까지 주가가 20% 이상 올랐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은 올해 들어 11.8% 올랐지만 밸류에이션 부담은 매우 적은 수준"이라며 "실적 서프라이즈까지 기대되는 현 시점에서는 리스크가 없는 구간"이라고 했다.

실적 전망이 높아졌지만 비교적 부담이 덜한 종목 중에서는 풍산도 꼽혔다. 풍산의 2분기 영업이익은 최근 3개월 간 87.5% 늘어난 1228억원으로 예상됐다. 5일 기준 PER은 11.75배로 5년 평균인 11.34배와 비슷한 수준이다.

현대건설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도 최근 실적 전망치가 크게 상향된 종목으로 꼽혔지만 개별적인 주가 하락 악재가 남아있다. 현대건설의 경우 무안 힐스테이트 부실시공에 따른 일시적 비용 부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한온시스템 인수에 따른 여파가 꼽힌다.
○화학·2차전지 실적 바닥 치고 반등할까
반면 화학, 2차전지, 디스플레이 등의 업종은 2분기 실적 바닥을 치고 향후 반등이 예상되고 있다. 최근 실적 악화로 주가가 내려간 만큼 미리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분석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 2분기 3517억원의 영업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3분기·4분기는 각각 361억원, 3801억원으로 흑자전환이 점쳐지고 있다. 애플의 아이폰, 아이패드에 LG디스플레이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이 탑재하면서 실적이 개선되고 있어서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모바일 OLED 출하가 전년 동기 대비 50% 늘어나면서 공장 가동률이 크게 개선됐다"며 "광저우 LCD 공장 매각에 따른 재무 안정화도 기대된다"고 했다.

화학·2차전지 업종도 반등세가 점쳐졌다. LG에너지솔루션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1.2% 감소한 2755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반면 3분기는 전년대비 44.1% 늘어 742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롯데정밀화학도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72.9% 줄어 187억원에 그치겠지만, 3분기는 320억원(전년대비 9.1% 감소)으로 낙폭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배터리 판가 하락은 3분기 중으로 마무리되면서 점진적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며 "단기적으로 보면 테슬라 로보택시 사업화 등으로 주가 상승 모멘텀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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