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스 요금 8월부터 인상…전기요금도 오를 듯

입력 2024-07-05 14:55   수정 2024-07-05 14:56

현재 원가 이하로 공급 중인 민수용 도시가스 요금이 오는 8월부터 6.8% 인상된다. 민수용 도시가스 요금 인상은 작년 5월 16일 이후 1년여 만이다.

가스공사는 5일 보도자료를 내고 주택용 도시가스 도매 요금을 서울시 소매 요금을 기준으로 MJ(메가줄)당 현재의 20.8854원에서 22.2954원으로 1.41원 올린다고 밝혔다. 가스공사는 요금 조정으로 서울시 4인 가구 기준 월 가스 요금이 약 3770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음식점과 목욕탕 등에서 쓰이는 일반용(영업용) 도매 요금은 MJ당 1.30원 올라간다.

민수용 도시가스는 주택용과 영업용으로 나뉜다. 이번 가스요금 인상은 정부 승인을 거쳐 이뤄졌다. 요금 인상은 8월 1일부터 적용된다.

공공요금인 가스요금을 관리하는 정부는 물가 등 국민 경제에 끼치는 영향을 고려해 그간 가스요금 인상을 유보해왔다. 하지만 가스공사의 재무 위기가 심각한 수준에 이른 만큼 일단 공급 원가에 준하는 수준까지의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봤다. 여름철이 연중 난방용 에너지 수요가 가장 적어 가스요금 인상으로 국민들이 받는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적기라는 점이 인상 시기 결정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지난 3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 정책 방향에서 공공요금과 관련해 "원가 절감, 생산성 향상 등을 통해 인상 요인을 최소화하고, 불가피한 경우 시기 분산, 이연 등으로 국민 부담을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전체 가스의 약 30%를 차지하는 민수용을 제외한 발전용과 산업용 등 다른 용도의 가스요금은 앞서 단계적으로 현실화해 이미 공급 원가 이상 수준으로 오른 상태다.

가스공사의 민수용 도시가스 미수금은 지난 1분기 기준 13조5000억원에 달한다. 미수금은 원가에 못 미치는 가격에 가스를 공급한 뒤 원가와 공급가의 차액을 향후 받을 '외상값'으로 장부에 적어 놓은 것으로 사실상 영업손실이다. 가스공사는 "현재 미수금에서 발생하는 이자 비용이 연 5000억원을 초과하는 등 이번 인상은 안정적 천연가스 도입을 위해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요금 인상으로 가스공사 미수금의 증가 추세는 일단 막았지만, 미수금의 점진적 해소를 통한 가스공사 재무구조 정상화 과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정부는 하반기 가스 도입 가격에 큰 영향을 끼치는 환율, 금리, 원유 가격 등 변동 상황을 보면서 민수용 도시가스 요금을 추가 조정 여부를 신중히 검토할 방침이다.

한편 정부는 총부채 200조원이 넘는 한국전력의 재무 위기를 고려할 때 적절한 시기에 전기요금 인상도 추가로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으나, 전기 사용량이 많은 여름을 맞아 최근 3분기 전기요금을 일단 동결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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