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장례>는 그 기억을 다시 끄집어낸다. 책을 쓴 타냐 브레니건은 영국 가디언지 기자다. 2008~2015년 중국 특파원을 지내며 깨달았다. 문화대혁명이 단지 과거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지금도 중국 사회에 영향을 끼치는 집단적 트라우마라는 것을. 그는 문화대혁명에 가담하고, 사태를 겪은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1970년 팡중모우는 남편이 홍위병들에게 구타당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괴로운 나날을 보내던 어느 날 저녁 팡중모우는 마오쩌둥을 비난했다. 그걸 듣고 10대 아들인 장훙빈이 경고했다. “당신이 친애하는 마오 주석에 반대한다면 머리를 부숴버릴 거야.” 결국 팡중모우는 가족에게 고발당해 처형됐다.
시진핑 시대 들어 문화대혁명에 대해 말하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저자는 말한다. 인터넷에 개설된 문화대혁명 추모 사이트도 폐쇄됐다. 저자는 묻는다. 가장 가까운 사람들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면 사회는 어떻게 될까. 중국은 여전히 문화대혁명의 잔재를 벗어던지지 못했다고 저자는 덧붙인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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