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귀환…삼성전자 영업이익 10조 복귀

입력 2024-07-05 17:46   수정 2024-07-06 01:59

모두 삼성전자가 위기라고 했다. 삼성이 가장 잘한다는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한 수 아래인 SK하이닉스에 고대역폭메모리(HBM) 주도권을 내줬고,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에서는 대만 TSMC와의 격차가 점점 벌어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삼성이 반도체 부문 수장을 전격 교체하자 ‘삼성 위기설’은 기정사실처럼 일파만파 번져나갔다.

그랬던 삼성전자가 5일 ‘어닝 서프라이즈’로 요약되는 올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 74조원, 영업이익 10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각각 23%와 1452% 늘었다. 삼성전자가 10조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한 것은 2022년 3분기(10조9000억원) 후 일곱 분기 만이다.

위기라던 삼성이 어떻게 다시 ‘괴력’을 발휘한 걸까. 업계에서는 최근 몇 개월 동안 시장의 관심이 HBM과 파운드리에만 쏠리다 보니 삼성의 저력이 과소 평가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한다.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HBM뿐 아니라 D램, 낸드플래시 등 일반 메모리반도체 ‘몸값’도 함께 올랐는데, 그 수혜를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은 삼성(D램 46.8%, 낸드 32.4%)이 많이 가져갔다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2분기 D램과 낸드 가격은 각각 13∼18%, 15∼20% 상승한 것으로 추정됐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 영업이익 가운데 6조3000억원가량이 반도체 부문에서 나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AI용 서버에는 HBM보다 훨씬 많은 일반 D램과 낸드가 들어간다”며 “삼성전자도 SK하이닉스 못지않은 ‘AI 수혜주’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시간이 갈수록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자기기에서 AI를 자체 구동하는 ‘온디바이스 AI’ 시대가 열리면서 스마트폰, PC용 D램과 낸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최신 HBM 제품인 ‘HBM3E’의 엔비디아 품질 테스트까지 통과하면 삼성의 수익성은 한층 더 높아질 전망이다.

김채연/황정수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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