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로 나스닥 ETF 사자"…환차익 노리는 투자자들

입력 2024-07-05 18:01   수정 2024-07-15 16:39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엔화 가치가 38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자 엔화로 미국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엔테크족’이 늘어나고 있다. 활황인 미국 증시에 투자하며 추후 엔화 가치 상승 시 환차익까지 노리는 전략이다. 기존 인기 상품이었던 엔화 노출 미국 장기채 ETF가 널뛰는 미국 국채 금리로 불안한 흐름을 보이자 엔화 노출 미국 주식형 ETF가 대체 상품으로 각광받는 분위기다.


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투자자는 일본 증시에서 ‘닛코 리스티드 US 에쿼티(나스닥100) 엔화 헤지’를 128만달러(약 17억6600만원)어치 순매수했다. 엔화로 미국 나스닥100지수에 투자하는 ETF로, ‘아이셰어즈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 엔화 헤지’(289만달러)에 이어 일본 증시에 상장한 ETF 중 순매수 2위에 올랐다.

미국 기술주와 인도 대표지수형 ETF도 순매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주요 기술주 20종목에 투자하는 ‘글로벌 X 미국 테크 TOP20’과 S&P500지수를 추종하는 ‘아이셰어즈 미국 S&P500 엔화 헤지’에 지난달 각각 103만달러, 89만달러가 몰렸다. ‘넥스트펀드 인도 니프티50’은 같은 기간 순매수 46만달러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투자자들이 점차 엔화 노출 미국 장기채 ETF에서 엔화 노출 미국 주식형 ETF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초까지만 해도 국내 투자자의 일본 증시 순매수 상위 ETF 대부분은 엔화를 통해 미국 중장기채나 하이일드 채권에 투자하는 ETF였다. 하지만 아이셰어즈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 엔화 헤지는 엔화 약세와 미 채권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자 올 들어 9.46% 손실을 보고 있다. 닛코 리스티드 US 에쿼티(나스닥100) 엔화 헤지는 같은 기간 20%의 수익률을 냈다.

엔화 노출 미국 주식형 ETF는 환차익과 주가 상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릴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엔화 노출 미 장기채 ETF는 미국 기준금리 하락 시 채권 가격 상승과 엔화 가치 상승에 따른 환차익 효과를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미국 기준금리가 내려갈 때 미국 증시도 수혜를 누릴 수 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일본과 미국의 금리차가 크기 때문에 ETF의 환헤지 비용도 커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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