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고위 참모가 재집권에 성공하면 1992년 이후 중단된 핵실험을 재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외교전문잡지 '포린 어페어스'는 이러한 내용이 담긴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기고문을 최신호에 게재했다.
기고문에서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은 "트럼프 정부가 출범하면 핵실험을 재개해야 한다"며 "핵실험 재개는 미국의 핵능력이 중국과 러시아를 계속 압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냉전시절 1030회의 핵실험을 했다. 이 시기 중국은 45회, 러시아는 715회의 핵실험을 실행했다. 미국이 경쟁국들에 비해 더 많은 핵실험을 한 것이 세계최강의 군사력을 유지하는 기반이 됐다는 분석이 많다.
미국은 냉전이 끝난 1992년 이후 핵실험을 자체적으로 중단했다. 대신 슈퍼컴퓨터 등을 사용해 핵무기의 성능 등을 분석하고 있다.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은 현재 미국의 핵무기 성능 분석 시스템에 대해 "컴퓨터 모델을 사용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2019년 9월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의 퇴임 때까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맡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재기용되거나 국무장관 또는 국방장관으로 중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핵실험 재개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의미다.
만약 미국이 핵실험을 재개한다면 1996년에 서명한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을 위반하게 된다. CTBT는 기존 핵무기의 성능개선과 새로운 핵무기의 개발을 방지하기 위해 모든 핵실험을 금지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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