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X(옛 트위터) 등 SNS를 중심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밀착'이 담긴 사진이 확산되고 있다. 미녀들에 둘러싸여 맥주를 마시는 등 "이게 맞나" 싶을 정도의 사진들은 사실 인공지능(AI)이 생성한 '가짜'다.
7일 X 등 SNS에는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의 브로맨스가 담긴 사진들이 여럿 올라와 있다. 두 사람이 여성들과 함께 맥주를 마시거나, 놀이공원에서 롤러코스터를 타는 모습, 차량 뒷좌석에 나란히 앉아 담배를 피우는 모습, 양손에 아이스크림을 들고 활짝 웃는 모습 등이 사진에 담겼다.
이 같은 사진들은 해외 네티즌이 AI를 통해 생성한 사진들이다. 지난달 푸틴 대통령이 24년 만에 방북해 북러 정상회담이 이뤄지고, 북한과 러시아가 '군사 동맹' 수준으로 밀착 관계를 가속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디어 리터러시가 부족한 사람이라면 자칫 실제 사진으로 오해할 수 있는 게시물로 평가된다.
이 같은 '딥페이크' 콘텐츠가 정치에 악용된다는 우려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달 초엔 SNS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인이 450만유로(약 70억원)짜리 부가티 차량을 구매했다는 영상이 담긴 게시물이 올라왔는데, 이 역시 영상 속 인물이 딥페이크 기술로 생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런 영상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이미지를 훼손하기 위해 펼쳐온 여론 조작 활동과 궤를 같이 한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틱톡 등 플랫폼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을 딥페이크로 합성한 영상들이 떠돌았다. 특히 국내에서는 '북한 이슈'들이 얽혀있는 만큼 북한이 마음먹고 이를 활용한 여론 조작 활동에 나선다면 안보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유튜브는 최근 딥페이크에 칼을 빼들었다. 지난달 개인정보 보호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생성형 AI를 통해 제작된 콘텐츠를 신고할 경우 검토를 통해 콘텐츠가 삭제되도록 정책을 변경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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