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경찰청은 8일 해병대 1사단 박모 7여단장, 최모 제11포병 대대장 등 6명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인정된다며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사실상 수중수색’으로 오인하게 하는 최 대대장의 임의적 수색 지침 변경이 채상병 사망 사고의 직접적 원인”이라고 밝혔다. 박 여단장에 대해서는 “실종자 수색 작전에 투입된 해병대 총책임자로서 세심한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한 책임이 있다”고 했다.
경찰은 핵심 쟁점인 임 전 사단장의 혐의에 대해서는 최 대대장이 내린 수색 지침을 임 전 사단장이 알지 못했기 때문에 형법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앞서 로스쿨 교수 등 외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경찰 수사심의위원회도 불송치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서도 경찰은 “임 전 사단장이 박 여단장 등에게 법령상 의무가 없는 일을 하게 했거나 당시 육군 50사단장의 수색작전통제권 행사를 방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 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경찰이 밝힌 실체적 진실이 그동안 제기됐던 의혹과는 많이 다르다는 게 드러났다고 본다”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도 조속히 수사를 마무리해서 사실관계를 빨리 밝혀주기 바란다”고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9일 국무회의에서 해병대원 특검법에 대한 재의 요구를 건의하고, 윤석열 대통령은 미국 방문 도중 이를 재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소속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들은 “오늘 발표로 국방부뿐만 아니라 경찰에 대한 수사도 필요하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대통령실과 국방부, 경찰로 이어지는 외압의 실체를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재영 기자/안동=오경묵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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