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인플루언서가 '먹방'을 선보인 후 숨지자, 필리핀 당국이 먹방 콘텐츠 금지 검토에 나섰다.
8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인콰이어러에 따르면 테오도로 헤르보사 필리핀 보건장관은 먹방 콘텐츠 금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필리핀의 유명 먹방 콘텐츠 제작자인 동즈 아파탄(본명 마노이 아파탄)은 지난달 14일 사망했다. 전날 튀긴 닭고기와 밥을 먹는 모습을 보여줬기에 그의 여동생이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사망 소식을 전했을 때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먹방은 '먹는 것'과 '방송하는 것'의 합성어다. 한국어지만, 동즈 아파탄은 '먹방(mukbang)'이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먹는 모습을 라이브 스트리밍하거나 콘텐츠를 제작해 선보여왔다. 그의 페이스북 페이지 팔로어 수는 45만7000명에 달한다.
헤르보사 장관은 "그들(먹방 유튜버)은 사람들이 대식가처럼 먹도록 만들고 있다"면서 "과식은 건강하지 않다. 이는 비만으로 이어진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먹방 유튜버들이 "건강하지 않은 행태를 홍보하고 있다"며 "공중 보건에 위협이 되는 뭔가를 통해 돈을 버는 짓은 막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이는 기본적으로 '음식 포르노'이기 때문에 (필리핀)정보통신기술부에 이런 사이트들의 차단을 요청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현지 보건당국은 동즈 아파탄의 사망과 먹방의 연관성을 조사 중이다. 둘의 상관관계가 밝혀질 경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동영상 플랫폼에서 먹방 콘텐츠 금지를 추진할 방침이다.
동즈 아파탄의 여동생 리아 아파탄이 밝힌 사인은 심장마비다. 리아 아파탄은 먹방에 대한 비판에 "그는 실제로 많이 먹지 않았다"며 "탐욕스럽지도 않았고, 많은 사람을 도왔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동즈 아파탄의 자식들과 함께 먹방 콘텐츠를 제작하며 채널을 이어가고 있다.
심장 전문의 토니 리천은 동즈 아파탄의 사망 원인이 출혈성 뇌졸중이라고 봤다. 토니 리천은 "응급실에서 그를 치료한 의사에 따르면 동즈 아파탄의 뇌에 혈전이 있었다"며 "혈압 상승에 혈관이 파열됐다는 건데, 매일 짠 음식과 고기를 다량 섭취하면 뇌의 혈관이 막힌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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