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GBC 55층 설계변경 철회…연내 다시 제출할 듯

입력 2024-07-08 15:39   수정 2024-07-09 14:49


현대차가 서울 강남구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컴플렉스(GBC) 55층 계획안을 철회했다. 당초 약속했던 105층 랜드마크를 55층 2개 동으로 바꾸려면 기부채납을 비롯해 도시계획에 대한 재협상 절차를 밟아야한다는 서울시의 입장을 따르기로 하면서다. 현대차는 공공성과 디자인 측면에서 계획안을 보완해 연내 다시 제출할 전망이다. 재협상 첫발도 떼지 못한 상태로 장기화되는 듯 했던 삼성동 GBC 사업이 다시 진전을 보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4일 서울시와 면담을 가진 데 이어 바로 다음 날인 5일 '국제교류복합지구 지구단위계획구역 내 현대차부지 특별계획구역 세부개발계획 변경안'을 철회하겠다는 공문을 서울시에 전달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공성과 디자인을 보완해 연내 다시 제안하면 그 때 협상을 하자는 방향으로 정리가 됐다"고 밝혔다. 현대차 관계자는 "검토안에는 초고층 계획이 포함돼 있지 않다"며 "105층을 다시 추진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와 현대차는 지난 2월 이후로 반 년 가까이 GBC 설계 변경에 따른 재협상 여부를 놓고 이견을 나타냈다. 현대차는 지난 2월 105층 랜드마크 타워 대신 55층 2개 동으로 낮추는 사업 변경안을 냈다. 하지만 서울시는 이미 2016년 사전협상으로 결정된 설계를 전제로 용적률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기부채납 부담을 덜어준 만큼 이를 변경한다면 재협상을 해야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지난 1일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현대차그룹이 새로 내놓은 건설계획은 기존 계획과 완전히 다른 새로운 계획"이라며 "새롭게 논의하는 것이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행정도 상식에 따라서 하면 된다. GBC도 그 이상도 이하도 없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2014년 사옥을 건립하기 위해 삼성동 한국전력 용지(7만9342㎡)를 10조5500억원에 매입했다. 서울시와 현대차는 사전협상을 통해 GBC를 105층(높이 569m) 타워 1개동과 35층 숙박·업무시설 1개동, 저층의 전시·컨벤션·공연장 등으로 짓기로 했다. 서울시는 높이를 569m까지 풀면서 800%의 용적률을 부여했다. 대신 현대차가 1조7491억원을 기부채납하기로 합의했다.

2014년 당시 땅값(10조5500억원)을 포함한 총 사업비는 14조8595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2020년 5월 착공했지만 그사이 공사비가 치솟으면서 기존 초고층 설계안에 대한 재검토에 들어갔다. 이후 4년간 공사가 터파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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