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준 LH 사장(사진)은 지난 4일 세종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간 사전청약 사업 취소 땐) LH가 입지를 판단해 공공이 직접 착공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경기 파주시 운정3지구 주상복합 3·4블록 사업이 취소되는 등 민간의 주택 공급 포기 사례가 늘고 있는 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이 사장은 “공공택지를 매입한 후 인건비와 건축자재 가격이 올라 고민하는 업체가 많을 것”이라며 “어떻게 정상적으로 착공시킬지 많이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LH는 올 하반기 수도권 신도시 5곳에 1만 가구 조기 착공을 포함해 전국에서 5만 가구 착공을 목표로 세웠다. 내년과 2026년에 각각 6만 가구를 착공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LH는 채권 발행을 늘리는 등 자금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 채권 발행 목표만 15조원 수준이다. 최근에는 금융비용을 낮추기 위해 외화표시 채권 발행에도 나섰다. 이 사장은 “지금처럼 경기가 어려워 민간이 투자를 기피할 때 LH는 일시적으로 부채 비율이 높아져도 공적 역할을 하겠다”며 “민간 공급량이 위축된 상황에서 공공부문의 공급량을 더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주택 공급 과정에서 민간과 협력을 강화할 계획도 밝혔다. 그는 “LH가 자체 브랜드로 시공사를 선정해 공급하는 것보다 민간과의 협업으로 더 많은 주택을 전달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민간 참여 사업은 늘리고 시공책임형 사업은 상대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매입임대 사업과 관련해선 “당초 2만7000가구에서 3만7000가구로 1만 가구 늘리기로 했는데 부족하다면 더 확대할 방안을 국토교통부와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의 3기 신도시 참여에는 우회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 사장은 “공사법에 따르면 사업 지역이 정해져 있다”며 “SH가 하는 일이 서울시가 만족할 정도로 이행했느냐는 부분에 대해 고민해 보면 잘 알 것”이라고 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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