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닛 "동남아 유방암 AI 진단 본격 공략"

입력 2024-07-08 17:32   수정 2024-07-09 00:32

국내 대표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이 미국에 이어 개발도상국 유방암 진단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 선진국과 달리 국가 차원의 암 검진이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사업 기회를 포착, 각국 정부와 긴밀히 협력할 예정이다. 1년 뒤 시범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목표다.

다보스포럼에서 방향 구체화
서범석 루닛 대표는 8일 서울 강남 루닛 본사에서 만나 ‘개발도상국 진입 솔루션’을 적극적으로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서 대표는 “지난달 25~27일 중국에서 열린 하계 다보스포럼에서 태국, 인도네시아의 장관급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구체적으로 사업 방향을 잡았다”며 “AI를 활용해 병원 인프라가 부족한 개도국에서도 유방암을 조기 진단하고, 사망률을 낮추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루닛은 유방암 진단 AI 솔루션을 개발해 국내, 미국, 유럽 등으로부터 허가받은 기업이다. 지금까지는 미국 등 선진국 시장 공략에 힘을 쏟았다. 세계 최대 의료기기·의약품 시장인 미국에 우선 진출해 제품 판매 경험을 쌓기 위해서다. 올초 미국 의료기관에 AI 솔루션을 공급하던 기업 볼파라를 인수하고, 미국 진출 전략이 자리를 잡자 이제는 본격적으로 개도국 공략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AI로 개도국 병원 인프라 ‘보완’
태국 등에서는 국가 암검진이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전문인력도, 병원 재정도, 수많은 환자를 상대로 유방암인지 아닌지 진단해줄 역량도 부족하다.

루닛은 유방암 검진 AI를 활용해 개도국 의사들이 꼭 봐야 할 환자만 미리 걸러내주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서 대표는 “보통 유방암을 건강검진센터에서 스크리닝하면 90% 가까이는 정상으로 나온다”며 “개도국 병원에서는 AI 결과를 보고 양성으로 의심되는 10%만 집중적으로 보면 되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중동 시장도 B2G(기업과 정부 간 거래) 사업을 통해 적극 공략할 예정이다. 중동은 이슬람 문화 특성상 여성들이 유방을 보이고 검진을 받기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AI 검진이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루닛이 개도국 및 중동 시장에 아예 진출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업 확장 속도가 느리고, 들어갈 수 있는 병원도 한정적이었다. 서 대표는 이번 다보스포럼에 참가해 그 허들을 없앨 논의를 했다. 세계 의료 AI 기업 중 준회원급(어소시에이트 파트너) 자격을 부여받고 다보스포럼에 참여한 기업은 루닛이 유일하다. 서 대표는 “이번 포럼에서 만난 각국 보건복지부 장관 등 고위 관계자들도 확실히 관심이 많다고 느꼈다”며 “협력 병원도 늘리고, 1년 내 시범사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매출 1000억원 목표
개도국 시장 진출은 매출 성장 측면에서도 도움이 된다. 선진국에 비해 유방암 발병률이 높고, 국가도 많기 때문이다. 서 대표는 “병원과 루닛 사이에 정부가 끼면서 펀딩을 받는 식”이라며 “개도국을 다 합치면 (시장이) 커지기 때문에 매출 측면에서도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2022년 유방암 신규 발병 건수는 6만6271건으로 한국 대비 세 배가량 많다.

서 대표는 “암 검진을 주기적으로만 해줘도 생존율은 어마어마하게 올라간다”며 “각국 관계자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암 정복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루닛은 올해 매출 800억원, 내년 1000억원을 올리는 것이 목표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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