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임 13주 연속 올랐는데"…해운주 비실거리는 이유는?

입력 2024-07-09 08:37   수정 2024-07-09 08:38


지난달까지 가파르게 오른 해운주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타고 있다. 해상운임 상승세가 둔화되며 ‘피크아웃’(정점 통과) 우려가 생긴 탓이다. 다만 증권가에선 해운 호황이 더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항만 적체 재발 조짐이 나타난 데다, 환경 규제로 인한 구조적인 선복(화물을 싣는 공간) 공급 조정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MM은 전날 5.32% 하락한 1만834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3일 장중 2만원선을 돌파, 2만400원까지 오른 후 4거래일을 내리 하락했다. 나흘간 낙폭은 8.16%다.

다른 해운사들 역시 지난달 30일 고점을 찍고 하락세다. 이달 들어 팬오션은 6.77%, 대한해운은 14.34%, 흥아해운은 10.17% 내렸다.

앞서 해운주들은 지난달 중순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탄 바 있다. 해상운임이 치솟으면서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면서다.

하지만 해상운임 상승세가 둔화하면서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었다. 매주 금요일에 주간단위로 발표되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최근 13주 연속 상승했다. 지난 5일 발표된 지수는 3733.8로 전주 대비 0.52% 올랐다. 오름폭이 연속 상승한 13주 중 가장 작다. 직전주에는 6.87% 올랐고, 5월 말에는 일주일 만에 12.63% 치솟기도 했다.

그나마 컨테이너선 운임은 상승세를 유지했지만, 유조선과 벌크선 운임은 하락 전환했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지난주 초대형유조선(VLCC)의 평균 운임은 8.6% 하락했다. 벌크선 운임 지표인 발틱트라이벌크운임지수(BDI)는 4.1%, 초대형가스운반선(VLGC) 운임은 13.7% 내렸다.

해상운임 상승세가 주춤한 배경은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 완화 가능성이다. 가자지구에서 전쟁을 벌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휴전협상이 급물살을 타면서다. 완전휴전과 인질석방을 주장한 하마스는 이스라엘 주장을 받아들여 임시휴전을 하는 것만으로도 인질을 석방하겠다는 협상안을 이스라엘 측에 제안하고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고 주요 외신은 전했다.

가자전쟁이 휴전하면 수에즈운하가 다시 뚫릴 공산이 크다. 현재는 하마스를 지지하는 예멘의 후티반군이 수에즈운하의 입구 격인 홍해로 진입하는 선박을 공격하면서 수에즈운하가 사실상 막힌 상태다. 수에즈운하를 이용하지 못하면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진입하기 위해 아프라카 대륙을 빙 돌아야 한다. 항해기간이 2주 길어져 해상 컨테이너 운송 서비스의 공급이 줄이는 효과가 나타난다.

운임 상승세 둔화와 가자전쟁 휴전 가능성으로 운임 상승 피크아웃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증권가에선 해상운임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에즈운하의 봉쇄 이외에도 해상운임을 끌어 올릴 만한 요인들이 산적해 있어서다. 또한 중장기적으로는 선박의 환경규제 강화가 선복을 꾸준히 줄일 전망이다. 노후선박의 폐선을 촉진할 수 있어서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팬데믹 시기 동안 운임 급등 배경인 ‘항만 적체’가 최근 일부 수역에서 재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하반기는 전통적인 해운 성수기이기에 운임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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