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 3대 대장주로 꼽히는 크래프톤, 엔씨소프트, 넷마블의 실적 전망이 연초 이후 큰 폭으로 벌어지고 있다. 크래프톤과 넷마블이 기존 게임의 재흥행과 신작 출시로 전망이 밝은 반면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유저들이 감소하면서 올 2분기 역대 최악의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가 역시 실적 전망을 따라가고 있다.
9일 크래프톤은 4.86% 오른 29만1500원에 거래 중이다. 연초 이후 전날까지 이 회사 주가는 41.98% 상승해 시가총액 1조원 이상 대형 게임주 중에서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호실적 전망이 이어지면서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갔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예상한 이 회사의 2분기 영업이익은 최근 3개월 동안 24.5% 상향돼 188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영업이익 예상치는 8941억원으로 연초 이후 21.96% 증가했다.
크래프톤의 간판 게임인 '배틀그라운드'가 다시 인기몰이를 하면서 실적 전망이 밝아졌다. 게임통계사이트 스팀차트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배틀그라운드의 동시 접속자는 약37만6000명이었으나 지난달 동시 접속자는 69만9000명으로 1년 사이 2배 가까이 불어났다. 게임 내 콘텐츠 업데이트와 인기 아이돌 뉴진스와의 콜라보레이션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이탈했던 사용자들이 복귀한 것으로 분석된다.
넷마블도 실적 전망이 크게 상향되고 있다. 이 회사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예상치 평균)는 545억원으로 3개월 동안 116.26% 뛰었다. 직전분기 영업이익은 36억원으로 바닥을 쳤지만 지난 5월 발표한 '나혼자만 레벨업' 등을 비롯한 신작 효과로 개선세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 역시 연초 이후 153.38% 늘어나 176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나타났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배틀그라운드는 2분기중 진행한 콘텐츠 업데이트, 뉴진스 콜라보 이벤트로 비수기임에도 1분기와 유사한 트래픽이 유지되고 있다"며 "넷마블은 상반기 3종의 신규게임이 양호한 성적을 거둬 재무구조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고 했다.
반면 국내 게임주 시총 3위인 엔씨소프트의 실적 전망은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증권사들이 예상한 이 회사의 2분기 영업이익은 46억원으로 집계됐다. 3개월 전 전망치인 166억원과 비교하면 4분의 1 토막이 났다. 연간 영업이익 예상치도 연초 2628억원에서 975억원으로 크게 쪼그라들었다. 실적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주가 역시 연초 이후 전날까지 21.5% 하락했다.
엔씨소프트의 간판 게임인 리니지에서 이용자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실적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2분기 리니지M, 리니지2M, 리니지W의 2분기 매출은 전년대비 18.8% 줄어든 2377억원에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엔씨소프트는 이번 2분기에 2013년 이후 역대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주가는 저점을 지나고 있지만 대형 신작이 부재해 실적 정상화까지 더 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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