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은 지난달 가계대출이 전달보다 5조3415억원 늘어 2021년 7월 이후 2년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하자 가계대출 속도 조절 차원에서 주담대 금리 인상에 나섰다. 하나은행이 지난 1일 0.2%포인트 인상한 것을 시작으로 국민은행도 3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0.13%포인트 올렸다. 우리은행도 오는 12일부터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를 0.1%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
하지만 은행채 금리 하락 여파로 주담대 금리가 오히려 떨어지면서 가계대출 수요 억제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이날 주담대 최저금리는 전날보다 각각 0.01%포인트와 0.02%포인트 하락한 연 2.87%와 연 3.07%로 집계됐다.
금융당국도 가계대출 조이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10일 5대 은행 개인여신 담당 부장을 소집해 디딤돌(주택 구입)·버팀목(전세) 대출 등 정책대출 관리 방향을 논의한다. 금융감독원도 15일부터 은행권 가계대출 현장점검에 들어간다. 한 시중은행 여신담당 부행장은 “주담대 금리 인상만으로 가계대출을 억제하기는 쉽지 않다”며 “대출 한도 축소 등 억제책도 동반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달 은행 가계대출 증가폭이 6월보다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5대 은행의 지난 1~5일 하루 평균 가계대출 증가액은 2900억원 수준으로 6월 하루 평균 증가액(3100억원)에 비해 200억원가량 감소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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