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측은 “7만 명 중 3000여 명이 참여한 파업이어서 생산 차질은 없다”고 했지만 국내외 경쟁 업체 등 관련 산업계가 보는 시각은 다를 수 있다. 24시간 돌아가는 반도체산업 특성상 여차하다가 생산에 작은 차질이라도 빚어지면 이미지 손상 이상의 손실이 생길 것이다. 초유의 삼성전자 파업이 국내 여느 사업장 분규와 다르게 평가되는 것도 그런 까닭에서다.
전삼노는 이쯤에서 더 이상의 파업 계획을 접고 급변하는 글로벌 반도체 전쟁의 큰 흐름을 냉철히 봐야 한다. 매년 듬뿍 받아온 연말 성과급을 지난해 못 받았다면 반도체 시장과 그에 따른 경영 결과부터 살펴볼 일이다. ‘서프라이즈’라는 2분기 실적을 하반기에도 유지하면 이변이 없는 한 연말에는 국내 어떤 사업장보다 두둑한 성과급을 받을 것이다.
글로벌 경쟁 업체인 대만 TSMC의 약진이 보이지도 않나. 세계 파운드리 시장을 휩쓸면서 TSMC는 저만큼 앞서 내달리고 있다. 4~5년 전만 해도 삼성전자가 앞섰던 시가총액도 역전돼 TSMC가 2.3배나 큰 기업이 됐다. 인공지능(AI) 반도체에 들어가는 첨단 고대역폭메모리(HBM)는 국내 경쟁 기업에 밀려 고전을 겪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가 임금협상안에 잠정 합의해 6년 연속 무분규로 실리를 찾은 것을 전삼노는 냉철히 보기 바란다. 가속화하는 미국과 중국의 대립 속에 일본까지 가세한 반도체 대전에서 방심하다가는 속된 말로 한 방에 갈 수 있다는 위기감을 노조도 함께 가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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