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재는 9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금까지의 물가상승률이 전망 경로에 부합하느냐’는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대체적으로 부합해왔다”고 말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물가가 목표 수준에 수렴한다고 언제 확신할 수 있냐’는 취지로 물어보자 “최근 물가상승률에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고 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1개월 만에 최저 수준인 2.4%로 내려온 것을 평가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다만 이 총재는 “금융통화위원들과 최근 나온 숫자를 어떻게 해석할지 상의해봐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이 총재는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해선 “최근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시장 이자율이 낮아지고 가계부채와 부동산 가격이 수도권 중심으로 올라가는 측면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 총재는 최근 일부 정부 인사와 국민의힘 의원들이 기준금리 인하 의견을 내는 것에는 “다양한 의견을 듣되 의사 결정은 금통위원들과 논의해 독립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11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앞두고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발언은 삼갔다. 하지만 최저임금 차등 적용, 농산물 수입 등 정부 정책에 대한 평소 소신은 거리낌 없이 밝혔다.
이 총재는 돌봄 도우미의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는 것에 법 위반 여지가 있다는 진성준 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그렇지 않다”며 “사적 계약을 하거나 (업종별) 최저임금을 차등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저임금 차등화를 지지하는 것이냐’고 진 의원이 재차 묻자 “네”라고 답했다. 민주당의 전 국민 민생회복지원금을 두고는 “재정 지원을 한다면 전략적으로 취약계층에 선별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가 안정을 위해 농산물 수입이 필요하다는 소신도 재차 밝혔다. 이 총재는 “수입하면 물가 관리에 도움이 된다”며 “소비자 이해에 기반해 정책을 할 때가 됐다”고 했다.
이날 야당 의원들은 정부의 한은 일시 차입금이 역대 최대 규모라고 잇따라 지적했다. 이 총재는 “일시 차입금 평균 잔액이 재정증권 평균 잔액을 웃돌지 않고, 재정증권 만기인 63일 이전에 환수될 수 있도록 정부 측과 사전 협의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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