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셀 화재 유족들이 화성시의 숙식 지원 종료 방침과 관련해 시장실 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공무원들과 물리적 충돌을 빚었다. 이로 인해 공무원 4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시청 내부 익명 게시판에는 이를 비판하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10일 화성시에 따르면 시청 홈페이지 게시판엔 전날 오후 4시 27분 한 공무원이 익명으로 ‘우리도 자존심이란 게 있으면’이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공무원은 “우리 시는 직원들 밤낮으로 고생하면서 (유족)편의 봐주고 지원해왔는데 이렇게 사람 폭행하는 거 보면 오늘 분향소 다 철거하고 지원 싹 끊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썼다.
글 말미에는 ‘우리 직원 폭행당하는 영상’이라며 유튜브 동영상 주소까지 달았다. 이 글은 이날 오전 9시 30분 기준 2079회의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95개의 댓글과 298개의 추천을 받았다. 반대 의견은 0건이다.
공무원들은 댓글을 통해 “충격이다. 우리는 맨몸으로 당해야 하는 겁니까”, “정말 자존심 다 무너졌습니다”, “근조 리본 달지 않겠습니다. 전 직원 달라고 강요하지 말아 주세요”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시장실 앞 충돌 사태는 시청 공무원노조의 민노총 탈퇴 요구로까지 확산하고 있다. 민노총 산하 전국공무원노조 화성시지부에 소속된 일부 공무원이 “아리셀 대책위에 민노총 관계자가 포함된 만큼 이번 사태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민노총을 탈퇴하자”고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전공노 화성시지부장은 ‘화성시지부 지부장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지부장은 글에서 “폭행 사고로 인해 상처 입으신 조합원 여러분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우리 지부는 여러 경로를 통해 대책위에 강력하게 항의하고 가해자의 사과와 재발 방지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떠한 경우에도 불법적인 폭력행위는 용서할 수 없다”며 “우리 지부는 어떤 단체든 조합원에 대한 불법행위는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덧붙였다. 화성시 공무원들은 이 글에 대한 댓글로 “민노총에 돈 1원이라도 들어가는 거 못 보겠다”는 등의 의견을 냈다.
이에 대해 아리셀 피해가족협의회 관계자는 “시장실 진입 과정에서 공무원도 다쳤지만 유족들도 다쳤다”며 “사태가 종료된 이후 공무원들과 그 상황에 대해 대화를 했고 어제 저녁 개최한 추모제에서 (충돌에 대해)유감도 표명했다”고 밝혔다.
전날 일부 유족은 화성시가 사망자 유족에 대한 숙식 지원을 직계존비속·형제자매 등은 오는 31일, 친인척·지인 등은 10일 종료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항의 차원에서 시장실 진입을 시도하다가 공무원들과 충돌을 빚었다.
송종현 한경닷컴 뉴스국장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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