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회장은 10일 임 이사 측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책임경영과 전문경영, 정도경영을 하이브리드 형태로 융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신 회장은 3일 창업주 아내인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과 장녀 임주현 부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주식 일부를 1644억원에 사들이는 주식 매매 계약을 체결하면서 모녀와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송 회장은 8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며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하겠다는 신 회장의 뜻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당시 해외 체류 중이던 임 이사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급거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이사는 “신 회장의 중재로 3자(모녀 측·형제 측·신 회장)가 힘을 합치는 데 합의함에 따라 균형 있는 경영집단 체제가 구축됐다”며 “단순히 회장, 대표이사 같은 수직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위원회와 고문단 등 각계 전문경영인을 경험한 최고의 인적 자원을 구성하는 데 아끼지 않고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한미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한미약품의 대표이사 변경 여부 등은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다. 현재 한미사이언스는 차남 임종훈 대표, 한미약품은 연구원으로 입사해 30년간 근무해 온 박재현 대표 체제다. 이번 타협으로 한미그룹 오너 일가와 신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지분의 과반을 갖게 됐다. 신동국(12.43%), 송영숙(11.93%), 임주현(10.43%), 임종윤(10.14%), 임종훈(10.8%) 등의 지분은 총 55.73%에 달한다.
신 회장은 모녀 측과 맺은 계약에 대해 “상속세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고 한미약품을 지키기 위한 대승적 결단이었다”며 “오너 일가 중 누구도 한미약품을 해외에 매각할 뜻이 없다”고 말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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