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대표는 지속 성장을 위해 인공지능(AI) 등 과학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기업과 국가가 2인3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도 했다. 경제학 이론에도 없는 지난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론에 비해 진일보한 건 분명하다. 하지만 지속 성장을 가로막는 각종 규제와 반기업법을 양산하는 곳이 바로 민주당 아닌가. 대형마트 새벽배송 제한 완화, 주 52시간제 유연화 등이 모두 민주당 반대로 제동이 걸렸다. 그러면서 불법 파업을 조장할 위험이 큰 노조법 개정에는 적극적이다. 이 전 대표가 에너지 대전환을 강조하며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지능형 전력망을 건설해야 한다고 한 것도 편협한 인식이다. 최근 AI 붐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재생에너지 외에 세계적으로 원전이 부각되고 있다. 그런데도 정작 민주당은 신규 원전 건설에는 기를 쓰고 반대하며 원전 폐기물 처리를 위한 방폐장법 통과마저 막고 있다. 아직도 탈원전 이념에 갇혀 있는 꼴이다.
이 전 대표는 ‘실용적 외교’와 ‘평화’를 강조했지만 안보 현실을 냉철히 인식하는지도 의문이다. 최근 북한의 오물 풍선에 대해 오히려 우리 정부를 비판하고 대만해협과 우크라이나 문제에서 “우리와 무슨 상관이냐”고 한 사람이 누구인가.
민주당이 ‘이재명당’으로 변질했고, 입법 폭주를 거듭하며 오히려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다는 비판에도 별다른 문제의식을 보여주지 못했다. 되레 “헌정사상 총선에서 민주당의 가장 큰 승리를 이뤄내 개인적으로 정치적 평가가 가장 높을 때”라며 낯 뜨거운 인식을 드러냈다. 민주당의 검사 탄핵에 대해선 “검찰이 권력 자체가 돼 질서를 파괴한다”고 주장했지만 탄핵 사유가 ‘수준 미달’이란 비판엔 눈을 감았다. 자신의 사법 리스크에 대해서도 함구했다. 이 전 대표는 김건희 여사 ‘문자 논란’으로 시끄러운 여당에 대해 “민망하더라”고 했지만 듣기 좋은 말들만 늘어놓은 출마 선언도 스스로 돌아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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