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의 상속세 개편 방안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중산층의 세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는 취지”라며 “조만간 법안이 발의돼 연내에 통과되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5억원의 상속세 일괄공제는 1997년 이후 28년째 그대로다. 하지만 2010년대 중반 이후 서울 및 수도권 집값이 급등하면서 집 한 채를 상속하더라도 적지 않은 상속세 부담을 지게 됐다. 세법상 공제를 초과하는 상속액에 대해서는 10~50%까지 상속세를 내야 한다.
현행대로는 11억원짜리 아파트를 아들 한 명에게 상속할 경우 5억원 일괄공제를 제외한 6억원에 대해 30%(5억원 초과 10억원 이하)의 세율이 적용돼 1억8000만원을 상속세로 내야 한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달 12억원을 돌파했다. 국세청장 출신으로 민주당의 조세개혁 태스크포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임광현 의원은 “초부자를 대상으로 하는 상속세 감세보다 중산층을 위해 상속세를 미세 조정하는 게 필요하다”며 상속세법 개정 필요성을 밝혔다.
이는 정부와 여당이 최근 논의하고 있는 상속세 완화안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 정부는 이달 말 내놓을 내년도 세제개편안에서 상속세 일괄공제한도를 5억원에서 최대 10억원까지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이 정부안 발표에 앞서 이같이 당론을 모으면서 상속세 완화의 국회 통과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상속세율 인하 등 다른 상속세 완화에 대해서는 반대하기로 민주당이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상속세율을 완화하면 수백억원, 수천억원을 상속할 경우 더 큰 이득을 누리며 중산층은 이득이 적다”고 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추가 상속세 완화안을 내놓더라도 국회 문턱을 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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