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대표는 1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당대표 선거 출마 선언 직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면서 “(금투세 도입) 시기 문제를 고민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 안보 불안과 불공정 주식 거래 등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주식 저평가) 요인을 언급한 뒤 “‘이런 상황에서 금투세를 예정대로 하는 게 정말 맞나’라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이어 “주식시장이 악화한 주요 원인을 정부가 제공했는데 주가가 조금 올랐다고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투자자 입장에서) 억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개인 투자자의 반발을 의식했다는 점을 밝힌 것이다.
금투세는 주식과 채권 등에 투자해 올린 이익이 일정 수준(주식 5000만원, 채권 등 250만원)을 넘으면 과세하는 제도다. 금융투자업계는 금투세가 도입되면 국내 투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며 우려해 왔다. 당초 지난해 도입될 예정이었지만 당시에도 이 대표가 유예 필요성을 밝혀 2년 유예됐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번에도 유예되면 시행 자체가 사실상 어려워질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같은 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불을 붙인 종합부동산세 개편과 관련해서도 “근본적인 검토를 할 때가 됐다”고 했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이 올 1월 밝힌 금투세 폐지 방침에는 “금투세가 필요한 제도이고 증권거래세를 대체한다는 면에서 폐지에는 신중한 입장”이라고 했다.
한재영/배성수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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