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수요자인 펀드매니저뿐 아니라 개인투자자들 역시 투자 성향과 목적에 맞는 증권사의 리서치센터를 활용한다면 성공투자가 가능하다. ‘베스트 증권사’ 중 리서치센터 부문 평가 순위 상승을 기준으로 상승폭이 큰 알짜 리서치센터 5곳을 소개한다.
젊은 애널리스트의 선전
상상인증권은 이번 리서치센터 순위 평가에서 20위를 기록하며 직전 성적보다 4단계 오르는 저력을 과시했다. 12위권 밖 가장 높은 순위 상승이다.
2022년 기존 강남에서 여의도에 새 둥지를 잡고 IB 강화 노선을 꾀한 상상인증권은 KB증권 리서치센터에서 그린에너지 팀장을 맡았던 백영찬 전무를 상상인증권 신규 리서치센터 헤드로 영입한 뒤 리서치센터의 기틀을 다져나갔다. 백 센터장은 앞서 LG에너지솔루션에서 기업분석 등을 맡은 전문가다.
백 센터장의 지휘 아래 16인의 애널리스트들이 한국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기업 및 산업 분석을 위해 관련 자료 분석과 리포트 발간을 집중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타 중소형사 대비 적은 규모이지만 제약바이오의 하태기 애널리스트와 음식료 부문의 김혜미 애널리스트가 중심축을 잡고 신입 애널리스트가 절반 이상으로 젊고 트렌디한 리서치 조직을 표방한다.
특히 올해에는 황준호 애널리스트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글로벌 ETF(7위), 글로벌 자산배분(10위)으로 다크호스에 올랐다. 인터넷·소프트웨어의 최승호(9위), 원자재의 최예찬(11위), 전기전자·가전의 정민규(12위) 애널리스트도 상상인의 미래 후보들이다.
상상인증권의 리서치 조직은 3~4인의 애널리스트가 함께 금융시장 중요 이슈를 분석하는 ‘콜라보 리포트’와 투자전략팀에서 주식부터 채권, 외환, 원자재, 부동산까지 약 10개 부문별 자산을 커버해 주간으로 발행하는 ‘한상자’(한눈에 보는 상상인 자산전략)를 앞세워 서비스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거래 증권사
유안타증권은 대만 최대 금융그룹인 유안타그룹의 네트워크를 활용한 범아시아권 특화 증권사다. 총 34인의 애널리스트가 활약하는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는 신구 조화가 돋보이는 곳이다.
글로벌 투자전략 전문가 김승현 센터장을 필두로 11년차(금투협 등록 기준) 민병규 애널리스트가 글로벌 마켓을 이창영 애널리스트가 기업분석팀을 담당한다.
팀 간 경계없이 협업과 콜라보 자료발간이 활성화되어 있는데, 특히 대만 등 유안타 네트워크 활용으로 성장산업 분석에 강점이 있다. 2020년엔 대만 주식 중개서비스 오픈에 앞서 대만을 소개하는 ‘어서와 대만은 처음이지?’란 자료를 펴냈는데 대만의 경제와 증시, 기업에 대한 포괄적인 투자정보를 한눈에 담아 호평을 샀다.
최근엔 국민연금의 하반기 국내주식 거래 증권사에 유안타증권이 선정되면서 리서치센터의 활약상이 주목을 끌었다. 연기금 등의 펀드매니저가 평가하는 이번 상반기 조사에서도 유안타증권의 성적이 수직상승한 배경이다.
이번 베스트 애널리스트 평가에선 2차전지의 이안나(8위), 계량분석의 고경범(8위), 반도체·디스플레이의 백길현(9위) 애널리스트를 주목할 만하다. 팀 평가인 스몰캡 부문에서도 6위에 오르며 좋은 성적을 냈다.
고연차 시니어들의 맹활약
하이투자증권은 강한 중소형사다. 25인의 애널리스트 중 시니어가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노련한 서비스가 강점이다.
‘자동차통’ 고태봉 리서치센터장을 주축으로 대우경제연구소 출신 박상현 애널리스트와 지주사 종목만 20년 넘게 파고든 이상헌 애널리스트가 팀의 중심을 잡는다.
특히 고태봉 센터장은 한경비즈니스가 지난 2022년 ‘국내 리서치센터장이 추천한 레전드 애널리스트’ 특집에서 현 리서치센터장 중에서는 유일하게 선정될 정도로 호평을 받고 있다. 리서치센터장에 선임된 이후에도 본인의 전공 섹터를 발전시키며 전문성을 유지하는 모습이 귀감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애널리스트의 약진도 돋보였다. 특히 고의영 애널리스트는 전기전자·가전과 스마트폰·통신장비 부문에서 각각 2, 3위를 기록하며 ‘베스트 애널리스트’의 후보를 점찍었다.
2차전지의 정원석(3위), 데일리 시황의 이웅찬(4위), 철강금속의 김윤상(5위), 석유화학의 전유진(6위) 등도 탄탄한 후보군이다. 이번 평가에서 최초로 10위 안에 올라 다크호스에 선정된 운송의 배세호(8위) 애널리스트는 1993년생으로 운송 담당 1년 만에 좋은 성적을 냈다.
신구 애널리스트의 조화
유진투자증권은 14위에 올라 지난해 하반기 대비 2단계 상승했다.
반도체 분야 애널리스트 출신인 이승우 리서치센터장이 2021년부터 센터를 이끌고 있으며 총 26인의 애널리스트가 기업분석 및 투자 전략에서 우수 보고서를 펴낸다.
유진투자증권은 허재환 전략 팀장, 이재일 황성현 한병화 기업분석 3팀장 체제를 주축으로 신구 애널리스트의 조화가 돋보인다.
특히 신선한 아이디어를 갖춘 젊은 애널리스트(이현지, 양승윤, 정의훈, 이해니, 백은비, 이유진 등)이 다수 포진해 있어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하우스다.
이번 평가에서는 유틸리티의 황성현(5위), 엔터테인먼트·레저의 이현지(5위), 철강·금속의 이유진(6위) 등이 좋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황성현 애널리스트의 ‘고래사냥’과 이유진 애널리스트의 ‘전력망의 최전선’ 등의 보고서는 참신한 아이디어와 투자전략으로 시장 참여자는 물론 유진투자증권 내부 리서치센터 및 법인영업부가 공동으로 선정한 상반기 베스트 리포트에 채택됐다.
소수 커버리지 확대로 역량 강화
올해 사명을 변경한 LS증권(옛 이베스트투자증권)도 17위에서 15위로 오르며 2단계 상승했다.
LS증권은 지난 2022년 하반기 한경비즈니스 조사에서 ‘골든불상’을 받을 만큼 톱10 안에 드는 저력을 과시했으나 최근 들어 주춤하는 성적을 보였다. 다시 도약하며 톱 12 진입을 노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미 숨겨진 리서치 강자로 알려져 있다. 특히 애널리스트 별로 30% 이상의 소수 커버리지를 독려하는 등 영역 확대로 기업 발굴 능력을 높인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신중호 리서치센터장을 필두로 26인의 애널리스트가 자본시장 전선에서 뛰고 있다. 신 센터장은 한화투자증권에서 퀀트와 포트폴리오를 담당했고 우리투자증권 상품기획팀에서 개인투자자 맞춤형 주식 상품을 개발했다.
전배승 기업분석팀장과 최광혁 투자전략팀장을 양날개 삼아 유틸리티의 성종화, 건설·건자재의 김세련, 유통의 오린아 애널리스트 등이 스타 플레이어로 활약 중이다.
음식료·담배의 오지우(10위), 운송 부문의 이재혁(10위) 애널리스트도 2년 차(금투협 기준) 애널리스트로 성장을 밟아나가고 있다. 신 센터장은 “시니어 섹터 파트장들의 지도하에 숙련된 RA의 애널리스트 승급 제도로 강한 동기부여를 제공했다”고 전했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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