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부를 공격하라"…홍위병 부추긴 마오쩌둥 [더 머니이스트-홍기훈의 슬기로운 금융생활]

입력 2024-07-17 15:15   수정 2024-07-17 17:01


1966년 문화대혁명이 시작됐습니다. 같은 해 6월 1일 인민일보는 자본주의적 지식인들에 대한 숙청을 촉구했고, 이는 대규모 정치 운동으로 이어졌습니다. 7월 27일, 홍위병은 마오쩌둥에게 혁명적 조치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서한을 보냈습니다.

8월 8일 마오쩌둥은 '사령부를 공격하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반혁명과 우파에 대한 투쟁을 호소했습니다. 같은 날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는 '중국 공산당의 중앙위원회의 프롤레타리아 문화 대혁명에 관한 결정'을 발표했습니다. 우파에 대한 투쟁은 인민의 영혼에 닿는 혁명이며 중국 공산주의 혁명사를 새로 쓰는 작업이라는 내용이 골자였습니다.

이후 문화대혁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학생 운동을 넘어 노동자, 농민, 병사들까지 포함하는 전국적인 대중 운동으로 점차 확대됐습니다. 참여자들은 사회의 상부 구조를 개혁하기 위해 대자보와 논쟁을 활용했습니다. 문화대혁명의 주된 목표는 '사상, 문화, 풍속, 관습'인 '4구'의 제거였습니다. 이를 위해 마오쩌둥의 사상 외 다른 가치의 표현은 제한됐습니다.

홍위병은 이를 활용해 마오쩌둥의 사상을 따르지 않는 사람들을 비판하고 부패 혐의로 감옥에 보내거나 자리에서 끌어내렸습니다. 1979년 덩샤오핑의 집권 전까지 이런 행위는 이어졌습니다.

1966년 8월 16일, 전국에서 약 1100만명의 홍위병이 마오쩌둥을 만나기 위해 수도 베이징에 집결했습니다. 마오쩌둥은 홍위병의 활동을 칭찬하며 그들의 '4구' 파괴 운동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많은 시설이 폐쇄되거나 파괴됐고, 극심한 폭력에 시달린 많은 사람이 자살을 택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베이징에서는 두 달 동안 1772명이 홍위병에 의해 살해됐고, 상하이에서는 704명이 자살하고 534명이 살해당했습니다. 우한에서도 62명이 자살하고 32명이 살해당하는 등 홍위병의 폭력 사태가 전국적으로 일어났습니다. 당국은 이를 방관하거나 제지하지 못했습니다.

1968년까지 홍위병과 학생 운동 세력은 공산주의적 개혁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발언권을 키웠습니다. 또 이들은 전단 배포, 반혁명 혐의자 명단 공개, 집회 및 교훈적 연극 상연, 자아비판과 공개 비판을 통해 공산주의적 이념을 강화했습니다. 마오쩌둥은 홍위병의 활동을 지지하고 찬양하며, 공안을 반혁명 세력으로 규정해 숙청하도록 했습니다.

아울러 홍위병의 베이징 순례를 권장하고 비용을 정부가 부담하게 했습니다. 후계자로 거론되던 린바오와 마오쩌둥의 부인 장칭은 미디어를 통해 '1월의 폭풍' 운동을 선동해 상하이의 고위 행정직을 숙청하는 등 폭력 사태와 권력 투쟁을 유도했습니다. 이러한 운동은 '조반'으로 불리며 전국의 하위직이 상급자들을 몰아내는 현상으로 확산했습니다.

이와 동시에 베이징에서는 국가 운영에 실용적이고, 온건파로 분류된 류사오치와 덩샤오핑이 비판의 대상이 됐습니다. 마오쩌둥과 개인적으로 깊은 관계를 맺고 있었던 캉셩과 마오쩌둥의 연설 작가로 활동하던 천보다 등 극좌 인사들은 문화혁명을 기회 삼아 타오주 부총리의 과오를 비판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중앙과 지방의 권력자들 사이에 반혁명분자로 고발하여 숙청하는 권력투쟁이 확산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마오쩌둥은 인민일보를 통해 이러한 활동을 크게 칭찬했고, 모든 지방 정부 지도자들이 자아비판과 함께 다른 사람을 비판하고 숙청하도록 권장했습니다. 이것은 지방정부 내에서 숙청에 숙청이 꼬리를 문 대규모의 권력투쟁을 야기했습니다. 이러한 투쟁이 심화하자 지방 정부의 기능은 마비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문화대혁명 중 중국의 대부분의 행정은 마비되었고 인민들은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을 통한 숙청에 함몰됐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홍기훈 홍익대학교 경영대 교수, 메타버스금융랩 소장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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