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가 열리는 미국 워싱턴DC에서 체코, 네덜란드, 스웨덴, 핀란드 등 4개국 정상을 상대로 ‘원전 세일즈 외교’를 했다. 특히 이르면 다음주 사업자가 결정되는 체코 원전 건설 수주를 위해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에게 협력을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파벨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하고 “대한민국은 세계 최고의 시공 능력과 압도적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를 통한 금융 지원도 가능하다”며 “대한민국이 사업자로 선정되면 체코 원전 분야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벨 대통령은 “양국이 민주주의를 토대로 상호 관심 분야에서 실질 협력을 더욱 확대하기를 기대한다”며 “기존 협력 분야를 넘어 디지털, 사이버, 전기차 배터리, 철도, 첨단기술 등으로 범위를 넓히기를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체코 정부는 최대 4기의 대형 원전을 건설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과 프랑스전력공사(EDF)의 2파전으로 좁혀진 상태다. 사업 규모는 최대 30조원에 달한다. 이르면 다음주 우선협상대상자가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자 선정 직전에 열린 정상회담에서 관련 사안이 논의된 것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네덜란드, 핀란드, 스웨덴 정상을 만난 자리에서도 원전 협력을 강조했다.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네덜란드와 핀란드는 추가 원전 도입을 위한 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고, 스웨덴은 지난해 8월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고 2045년까지 최소 10기의 추가 원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들 국가와의 정상회담에서 원전 사업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만나 독일의 유엔군사령부 가입 의사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독일의 유엔사 가입이 사실상 확정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독일은 2019년 유엔사에 가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당시 한국 정부는 유엔사 확대에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유엔사 위상을 높이려는 움직임이 이어지자 독일은 올해 초 다시 회원국 가입 의사를 미국과 한국에 전달했다.
워싱턴DC=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