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전 다잡은 우승컵을 놓친 뒤 뜨거운 눈물을 쏟았던 장유빈(22)이 ‘약속의 땅’에서 타이틀 방어와 시즌 첫 승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장유빈은 12일 전북 군산의 군산CC 토너먼트 코스(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군산CC 오픈 2라운드에서 8언더파 64타를 쳤다. 중간 합계 14언더파 130타를 적어낸 장유빈은 단독 선두로 반환점을 돌았다.
장유빈은 직전 대회인 비즈플레이·원더클럽오픈에서 4타 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섰지만, 2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허인회(37)에게 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역전패로 경기를 마친 뒤 허망한 표정으로 그린을 빠져나간 그는 라커룸에서 펑펑 울었다고 한다.
그러나 역전패의 충격은 잠시뿐이었다. 지난해 8월 아마추어 신분으로 이 대회 정상에 올랐던 장유빈이 돌아온 군산에서 다시 한번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3타 차 공동 6위로 나선 이날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잡아내는 무결점 플레이를 펼친 끝에 리더보드 최상단에 자리하면서다. 특히 전반 14번홀(파4)부터 3개 홀 연속 버디를 쓸어 담는 집중력으로 단숨에 순위를 끌어올렸다.
디펜딩 챔피언으로 나선 이번 대회에서 시즌 첫 승이자 통산 2승에 도전하는 장유빈은 “군산CC와 제가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며 “우승에 욕심을 내기보다는 즐기면서 플레이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대한 즐기려고 노력하면 남은 이틀도 좋은 성적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유빈은 이날 반바지를 입고 경기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KPGA는 대회 개막 하루 전인 지난 10일 이번 대회에 한해 경기 중 반바지 착용을 허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KPGA투어 대회에서 반바지 허용은 이번이 처음이다. 첫날 반바지를 준비하지 못해 긴바지를 착용했던 장유빈은 2라운드에는 할머니와 어머니의 도움으로 반바지를 입고 나왔다. 그는 “전지훈련 때 항상 반바지를 입고 해외투어 대회에 나갈 때도 반바지를 입고 경기를 한 적이 있어 익숙하다”며 “KPGA투어에서 반바지를 입는 것이 어색하지만 편하고 좋다”고 말했다.
군산=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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