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차인표가 자신이 쓴 소설이 세계적 명문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필수 도서로 지정된 것과 관련 아내인 신애라의 내조가 큰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차인표는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최근 영국 옥스퍼드대 필수 도서로 지정된 자신의 장편소설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에 대해 이야기했다.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은 당초 2009년 '잘가요 언덕'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됐다가 제목을 바꿔 2021년 재출판됐다. 고국을 떠나 70년 만에 필리핀의 한 작은 섬에서 발견된 쑤니 할머니의 젊은 시절을 담은 이야기로, 일제 강점기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뤘다.
'잘가요 언덕'을 시작으로 2011년 '오늘예보', 2022년 '인어 사냥' 등 세 편의 장편 소설을 발표한 차인표는 "배우 활동하면서 다른 분들이 쓴 대본을 많이 보다 보니까 나도 창작을 하고 싶은 마음이 차츰 생겼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그는 독학으로 글쓰기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차인표는 "다른 분들이 쓰신 소설 작법 같은 책도 사서 읽고 온라인에 있는 강의도 들었다. 글을 써보면서 실패도 해봤다"고 털어놨다.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이 옥스퍼드대학의 필수 도서로 지정된 것과 관련해서는 "그 대학의 아시아 중동학부 한국학과의 교재로 선정되면서 한국학과의 필독 도서가 된 거지 옥스퍼드 학생 전체 대상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로 번역을 시작했다. 앞으로 1~2년 후에는 아마 소개가 될 것 같다. 그 책은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인 일제시대 때 끌려가신 위안부 여성분들의 고향과 그분들이 살았을 법한, 끌려가기 전에 어떤 삶을 살았을지를 상상하면서 쓴 책"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아내인 신애라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고. 차인표는 "(지금까지) 책을 3권 냈는데 한 번도 잘 된 적이 없다. 책을 내고 실망하고 있으면 '당신은 배우보다 작가로 잘될 거다'라는 말을 해준다"면서 "저도 저를 안 믿는데 계속 '언젠가는 잘될 거다'라면서 빨리 쓰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많이 기뻐해 줬다. 사실 (응원군이) 1명만 있으면 된다"며 신애라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한편 차인표는 옥스퍼드대 아시아·중동학부 조지은 교수 연구팀이 지난달 28일 개최한 제1회 '옥스퍼드 한국 문학 페스티벌'(Korean Literature Festival)에 초청돼 강연했다.
'옥스퍼드 한국문학 페스티벌'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주목할 만한 한국 문학을 소개하고 작가를 초청해 작품 세계에 대해 들어보는 행사로 앞으로 매년 개최될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국립중앙도서관 해외 한국자료실 '윈도우 온 코리아'(Window On Korea) 문화 행사의 지원 사업으로, 현지에서 주영한국문화원이 지원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