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이치코바는 1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대회 13일째 여자단식 결승에서 자스민 파올리니(7위·이탈리아)를 2-1(6-2 2-6 6-4)로 제압했다. 우승 상금은 270만파운드(약 48억원)다.
크레이치코바가 윔블던 단식에서 우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복식과 단식을 병행하는 크레이치코바는 윔블던 복식에서 두 차례 우승한 바 있다. 아울러 크레이치코바는 단·복식을 모두 석권한 2021년 프랑스오픈 이후 3년 만이자 통산 두 번째 메이저 대회 단식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크레이치코바는 지난 1월 호주오픈이 끝난 뒤 5개월 동안 단 세 번의 단식 경기에서 승리했을 만큼 부진했다. 허리 부상으로 올해 어떤 대회에서도 8강 이상의 성적을 내지 못했는데 이번 대회에서 상위 랭커를 줄줄이 물리친 끝에 정상에 섰다. 그는 “아무도 내가 결승에 올랐다고 믿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아무도 내가 윔블던에서 우승했다고 믿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크레이치코바는 윔블던 우승 직후 스승인 고(故) 야나 노보트나(체코)를 떠올렸다. 10년 전 노보트나를 직접 찾아가 선수 생활을 이어갈지 고민을 털어놓았다는 크레이치코바는 “노보트나 코치님의 문을 두드린 순간이 내 인생을 바꾼 것 같다”며 “노보트나 코치는 내가 잠재력이 있으니 꼭 프로로 뛰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돌아봤다.
노보트나는 2017년 암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크레이치코바를 지도했다. 크레이치코바는 “코치님이 1998년 우승한 윔블던에서 같은 트로피를 차지한 건 믿을 수 없는 순간”이라며 감격스러워했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