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A 아니라 MEGA"…유럽 살리자는 제언 쏟아져

입력 2024-07-14 15:09   수정 2024-07-14 15:16

"유럽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MEGA·Make Europe Great Again)!"

이달 1일부터 유럽연합(EU)의 의장국을 맡게 된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내세운 구호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를 본땄다. EU는 6개월 단위로 회원국들이 의장국 역할을 돌아가며 수행하는데, 헝가리는 자신들이 의장국을 맡는 기간 동안에 MEGA 구호를 밀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러시아 중국과 가까운 헝가리가 내세운 '트럼프식' MEGA 구호에 대한 회원국들의 반응은 사실 미지근한 편이다. 헝가리가 내세우는 유럽 재건 계획이 '하나의 유럽'이 아니라 '각자도생'에 가깝다는 평가가 많다.

그러나 유럽이 다시 세계의 주도권을 찾기 위해서는 산업 경쟁력을 다시 키워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각종 제언도 쏟아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유럽본부를 맡고 있는 알프레드 카머는 지난 5월 "EU 국가들이 보조금 경쟁을 벌이는 것은 경제에 악영향을 준다"며 "EU 차원에서 조율된 보조금 정책을 신중하게 써야 하고, 자본시장을 통합해서 리스크 자본의 풀을 키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럽 싱크탱크 ZOE인스티튜트를 설립한 제이콥 하펠은 프로젝트신디케이트에 기고한 글에서 "통합된 유럽의 산업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가별로 제각각 태양광 산업을 할 게 아니라 일조량이 많은 중남부 유럽에서 태양광을 맡는 식으로 지역별 특성을 살려서 EU 전체의 파이를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영국이나 스위스와 같이 비 EU 회원국에 있는 핵심 연구기능을 EU 안으로 가져와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은 "EU의 '인재 핫스팟'은 파리나 베를린이 아니라 런던이나 취리히에 형성돼 있다"며 인재들을 '단일시장(EU)' 안으로 다시 집결시킬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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