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의 암살 시도…"트럼프 총격범 20세 男, 공화당원 등록자" [종합]

입력 2024-07-14 16:38   수정 2024-07-14 16:39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유세 중 총격을 당한 가운데 암살 시도 사건 용의자로 지목된 20세 남성이 공화당원으로 확인됐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이번 사건은 1981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피격 사건 이후 43년 만의 대통령 혹은 후보 암살 시도로 꼽힌다. 총알이 오른쪽 귀 윗부분을 관통했다고 밝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는 15일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에 예정대로 참석하기로 했다.

WP에 따르면 미 연방수사국(FBI)은 14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펜실베이니아에 거주하는 20세 토머스 매슈 크룩스가 지난 13일 발생한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 시도 용의자라고 밝혔다.

WP는 펜실베이니아주 유권자 등록 기록을 확인한 결과, 용의자인 크룩스가 등록된 공화당원이었다고 전했다. 앞서 미 뉴욕타임스(NTY)·CNN 등은 FBI가 총격 용의자의 신원을 펜실베이니아에 거주하는 20세 백인 남성으로 확인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다만 크룩스에 대해 AP통신은 연방 정부 재정 보고서를 인용, 그가 2021년 1월 20일 진보정치운동위원회에 15달러를 기부했다고 전했다. 이날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취임일이다.

외신에 따르면 13일 오후 6시10분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의 버틀러 유세장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의 불법 이민 문제를 비판하는 도중 총소리가 여러 발 울렸다. 총소리 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른손으로 오른쪽 목뒤를 만진 후 발언대 밑으로 급히 몸을 숙였다.

당시 귀에서 피를 흘리는 모습이 포착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로 병원으로 호송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차에 타기 직전까지도 손을 흔들어 보이기도 했다. 현지 매체들은 정부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총알이 몇 인치만 비꼈다면 얼굴을 직격했을 수 있었던 아슬아슬한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암살 시도 용의자는 현장에서 사살됐다. 미 ABC 뉴스는 총격범이 트럼프가 연설 중이던 무대에서 약 183∼274m 떨어진 건물 옥상에서 최다 8발의 총탄을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용의자는 총격 후 비밀경호국 저격수들에 의해 사살됐다. 용의자 사망 현장에서는 AR 스타일 소총이 회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으로 유세장을 찾은 시민 한 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 관련 당국은 이번 사건을 암살미수로 규정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외신은 이번 사건이 1981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피격 사건 이후 43년 만의 대통령 혹은 후보 암살 시도였다고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 도중에 일어난 총격테러를 규탄하고 대선 경쟁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안위를 기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건 직후 성명을 발표한 뒤 주말을 보내던 델라웨어주 러호버스비치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고 "미국에서 이런 정치 폭력이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들어본 적이 없고 적절하지 않다. 모두가 규탄해야 한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이번 피격 사건이 대선판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현장에서 손을 흔들어 보이는 등 '강인한 면모'가 부각된 만큼 트럼프 진영이 지지층의 충성도를 높이는 등 이점을 누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CNN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격 받은 후 군중을 향해 주먹을 치켜올리며 '싸워라, 싸워라'를 외치며 저항의 상징적인 순간을 창출했다"며 "적으로부터 지속적으로 공격 받는 그의 전사 이미지가 보다 확보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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