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이 ‘붙이는 비만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의 세계 최초 임상 1상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정도현 라파스 대표는 최근 인터뷰에서 “임상 1상을 오는 10월 종료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파스처럼 붙이는 패치제는 주사에 따른 통증 없이 약물 주입이 가능하다”며 “연내 기술 수출도 기대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라파스가 패치제로 개발 중인 위고비 신약후보물질 ‘DW-1022’는 주사제인 기존 비만치료제의 단점을 개선하고 높은 치료 효과까지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위고비는 자가 주사 제형이다. 환자가 직접 배 또는 허벅지에 주삿바늘을 찔러 투약해야 한다. 문제는 미국과 유럽에서 ‘바늘 공포증’이 흔해 주사제에 거부감이 크다는 점이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에 따르면 어린이 3명 중 2명, 성인 4명 중 1명이 바늘 공포증을 앓고 있다.
주사제를 ‘먹는 알약 형태’(경구형)로 바꾸는 시도도 있었지만 효능이 반감된다는 한계가 있다. 위고비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유사체 기반이다. 펩타이드 의약품은 경구 투여 시 생체 이용률이 매우 낮아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노보노디스크가 경구용 GLP-1 비만치료제를 만들었지만 매출이 저조한 이유다. 라파스는 대원제약과 공동으로 DW-1022를 개발 중이다.
위고비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는 중국에서 15개 이상이 임상 단계다. 이미 중국 제약사 두 곳은 중국 보건당국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다만 모두 자가 주사 형태다. 정 대표는 “2026년 중국에서 위고비 특허가 만료되는 시기에 맞춰 패치형 위고비가 나오도록 개발 일정을 맞추고 있다”고 했다.
미국과 유럽 등 다국적 제약사들도 DW-1022에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에이스애널리틱에 따르면 글로벌 GLP-1 계열 의약품 시장은 2031년 190조원으로 연평균 18%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해 노보노디스크는 세마글루타이드에서만 25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패치형 위고비가 출시되면 최소 수조원의 매출이 발생할 전망이다. 정 대표는 “임상 1상 결과의 윤곽이 드러나면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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