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15일 '트럼프 유세장 피격과 금융시장 영향'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트럼프의 피격으로 공화당 지지층과 중도층의 단결력이 강해지고 민주당 내 바이든 사퇴 여론도 확산할 전망"이라며 "단기적으로 테슬라 밸류체인과 제약업종 주가가 오르고, 플랫폼·게임 등 성장주의 주가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과거 사례를 보면 역대 대통령은 암살·피격 등 사건에서 정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증시 급락과 유가 급등 등 현상이 나타났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피격사건 당일인 1981년 3월30일 S&P500지수는 0.3% 하락했지만 다음날에는 1%대 강세를 보였다. 1963년 11월22일 케네디 암살 당일에도 지수는 2.8% 급락했지만 바로 반등했다.
이번에도 아시아 시장에서 일시적으로 위험자산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변동은 적을 것으로 전망됐다. 김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이 유력시될수록 증시는 이를 불확실성 해소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며 "증시에 우호적이란 여론이 이미 형성된 만큼 자금의 급격한 유출이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대선까지 4개월여 기간이 남은 만큼 트럼프 당선을 확정할 수는 없지만 시장은 15일부터 '트럼프 당선 가능성'을 강하게 반영할 것이란 얘기다.
업종별로 에너지와 원전 분야 수혜를 점쳤다. 친환경 규제 완화, 화력·원전 강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2차전지의 경우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기 공약 때문에 부정적일 수 있겠지만 일론 머스크가 이번 피격 사건 이후 트럼프에 대해 공개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힌 만큼 단기 강세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제약·바이오 업종도 호의적이다. 트럼프는 바이든 대비 우호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고, 친환경 정책 예산을 축소하더라도 국방·헬스케어·저소득층의 사회보장 부문 예산은 유지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김 연구원은 "트럼프 관련 잡음이 소강상태에 접어들면 증시는 본격적으로 실적시즌으로 시선을 돌릴 것"이라며 "기존 주도주인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수출 실적주들을 비롯해 오는 22일 이후 미 빅테크 실적, SK하이닉스·현대차 등의 2분기 실적 등을 확인하면서 방향을 잡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미국 대선을 약 세 달 앞두고 전날 오후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세 중 총격을 당했다. 오른쪽 귀 윗부분이 관통되는 부상을 입었지만 치명상은 피했다. 총을 쏜 사람은 20세 백인 남성 토머스 매슈 크룩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