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은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을 지정해 특별하게 관리하고 있다.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이 산림에 있는 식물의 유전자와 종, 산림생태계 등 산림생물 다양성 보존의 핵심 공간이기 때문이다. 2020년 12월 캐나다에서 열린 생물다양성협약 제15차 당사국총회에서는 육상·해양 면적의 최소 30%를 보호지역으로 지정·관리하자는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GBF)’를 채택했다.
생물다양성협약은 생물다양성의 보전과 지속이 가능한 이용 및 유전자원의 이용을 통해 얻어지는 이익의 공평한 분배를 목적으로 채택된 협약이다. 1993년 발효했고, 우리나라는 1994년 가입했다. 산림청에 이에 발맞춰 산림 유전자 보호구역을 확대하고 있다. 15일 산림청에 따르면 현재 국내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은 17만7000㏊로, 국내 보호지역 육상 면적의 6.4% 차지하고 있다. 산림청은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을 대폭 확대하고 관리·이용을 보다 체계화하기 위한 제3차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관리 기본계획 2027년까지 추진하고 있다.
추진계획 비전은 ‘생명의 보고 산림유전자원, 풍요로운 대한민국의 산림생물 다양성’으로 정했다. 추진 목표는 ‘생명의 보고 산림유전자원을 보다 다양하고 풍요롭게’로 삼았다. 추진 전략은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확대 및 제도 개선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관리체계 강화 △기능증진 및 지속이 가능한 이용 △교육 및 홍보의 활성화 △대내외 협력체계 강화 등 5가지와 12가지 중점 추진과제를 세웠다. 2027년까지 국유림 지정과 더불어 공익임지를 사들여 5만㏊의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산림청은 중요생물 다양성 지역(KBAs) 등 과학적 연구에 기반해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기타 효과적인 지역 기반 보전 조치(OECM) 발굴과의 연계 방안도 마련해 추진 중이다. 정맥(산줄기), 도서 지역, 산림습원 등 생태적 보전 가치가 높은 지역을 우선 지정하고 있다. 보호구역 지정 확대를 위해 지역사회와의 협력 및 사유지 소유주에 대한 지원 방안도 찾고 있다. 주요 외래종에 대한 관리 매뉴얼 등을 마련하고, 관련 연구기관의 전문가 자문 및 교육을 통해 전문성을 높이고 있다. 풍혈지와 산림습원, 고산지대 등 특이서식지 등에 대한 종합적인 현황조사와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기로 했다. 국가시책사업 및 자연 재난에 따른 대규모 훼손 지역은 대응체계를 마련해 보호구역 복원 체계를 확립할 계획이다. 산림에 있는 식물의 유전자원과 종의 유효집단 크기를 고려해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관리 규모 산정 기준을 마련하고, 보전·복원 현장 실현을 위한 연구도 강화하기로 했다.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에 대한 유용산림 생명 자원 조사를 강화하고, 국제정보공유시스템 등 관련 정보공유체계를 활용해 관리하기로 했다. 희귀·특산식물, 유용 산림 식물을 우선 수집해 부가가치를 낼 산림유전자원도 확보할 계획이다.
산림청은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을 지역주민 생활과 생태관광에도 접목하기로 했다.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에 대한 유형별 생태탐방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체계적인 운영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추진하고 있다.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안내 시스템을 정비하고 동영상 등 다양한 홍보콘텐츠를 개발해 대국민 홍보도 강화할 계획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보호구역 확대는 이미 전 세계적 흐름이고, 이를 확대하는 것과 함께 이용하고 산업화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연구개발과 자원 활용을 위한 지원뿐만 아니라 보호구역 관리·이용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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