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생태계 붕괴 막는 '최후의 희망'은 산림…다양한 가치 우리가 지키고 함께 누린다

입력 2024-07-15 16:06   수정 2024-07-15 16:07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인터스텔라’는 기후변화와 가용자원 고갈로 인해 황폐해진 지구를 배경으로 시작한다. 2067년, 미래 지구는 모래 폭풍과 같은 이상기후 현상이 빈번해지면서 식물은 자라지 않고 인류는 극심한 식량 부족과 재난 상황에 직면한다. 영화에서는 결국 인류가 거주할 수 있는 새로운 행성을 찾아 떠나는 상황을 보여준다.

현실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다. 하루가 멀다하고 기후변화로 인한 고온, 폭우 등 극단적인 모습을 심심찮게 뉴스로 확인할 수 있다. 기후변화는 결국 이에 적응한 일부 생물에게만 생존을 허락하여 생태계의 균형을 무너트릴 것이다. 머지않아 우리 인류는 지구에서의 삶을 포기한 채 영화와 같이 생존을 위해 지구를 떠나야 하는 상황에 부닥칠지도 모른다.

최근 1년 지구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1.64℃ 상승하여 기후변화는 점점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세계경제포럼(WEF)은 향후 10년간 가장 심각한 위험 중 하나로 ‘생물다양성 손실과 생태계 붕괴’를 선정하였다.

이러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하여 생물다양성협약 제15차 당사국 총회에서는 ‘쿤밍-몬트리올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GBF)’를 채택하였다. 육상·해양 면적의 30%를 보호지역으로 지정하고, 생물의 멸종을 경감시키는 등의 목표를 담고 있다. 또한 유럽연합(EU)은 2050년까지 훼손된 숲·초원·바다 등을 복원하도록 하는 ‘자연복원법’을 채택하였다.

그중 산림은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최후의 희망’으로 여러 국제 생물다양성 손실 대응 전략에서 항상 등장하는 핵심 키워드이다. 산림에는 식물, 곤충, 미생물 등 육상에 존재하는 생물들의 약 92%가 서식한다.

산림청에서는 산림생물다양성을 보호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원시림, 고산지대 등을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관리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여의도 면적의 600배가 넘는 17만7000㏊의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을 지정·관리하고 있다.

한편, 보호지역의 지정은 산림소유자의 벌채 및 생산활동에 제약이 따를 수 있는바, 이런 부담과 공익가치의 창출에 대해 마땅한 정부 지원도 필요하다. 하나의 방안으로 ‘(가칭)산림 공익가치 보전 지불제’의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산림의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반면, 정작 경제적 활용 기회를 희생하는 산주들에게 주어지는 최소한의 보상인 셈이다.

풍부한 생물다양성을 가진 산림은 기후 조절, 수질정화 등 우리의 삶을 지탱하는 핵심 역할을 하게 된다. 공익적 가치만 보더라도 약 259조원에 달하게 된다. 국민 1인당 연간 약 499만원의 혜택을 받고 있는 셈이다. 우리는 산림에서 심리적 안정은 물론 심신의 치유까지 받고 있으며, 풍부한 생명자원으로써 우리 삶에 필수적인 식량과 의약품의 원료로 활용되기도 한다. 나아가 건강한 산림은 산악 생태관광의 자원으로 이용될 수도 있다.

미국의 저명한 천문학자인 칼 세이건은 “지구는 거주할 수 있는 유일한 세계이다. 아직 다른 행성을 방문할 수는 있으나, 거주할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우리가 지구에서 살아가기 위해 산림생물다양성을 보전하는 것은 ‘해서 좋은 것(nice to have)’이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하는 것(must have)’이다. 산림청은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산림 관리’를 통해 우리 숲이 ‘모두가 누리는 가치 있는 숲, 건강한 숲’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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