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총격 암살 시도에서 살아남으면서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을 더 큰 격차로 따돌리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느 때보다 이민 낙태 등의 이슈로 분열되었던 표심을 한순간에 휘어잡으며 승리 고지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는 평가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총격이 있은 다음 날인 14일(현지시간) 미국 내 여론은 ‘트럼프 대세론’으로 들끓었다.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인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회장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올린 게시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식적으로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껄끄러운 관계로 알려졌던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도 X에 올린 게시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말 그대로 총격전 속에서도 엄청난 우아함과 용기를 보여줬다”고 찬사를 보냈다.
공화당 지도부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둘러싸고 견고한 결집력을 보여줬다.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첨예하게 대립했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는 오는 15일 시작되는 밀워키 전당대회에서 연설자로 나선다. 이참에 중도층을 끌어들이려는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의 전략과 총격 사건으로 승기를 잡는 분위기를 거스르기 힘들다고 본 헤일리 전 대사의 판단이 맞아 떨어졌다.
바이든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민주당 측은 지금까지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해 ‘유죄 평결을 받은 중범죄자’라고 이어온 네거티브 공세 전략을 다시 짜야 하는 상황이다. 극심한 정치적 양극화가 이번 사건의 원인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민주당으로선 대선 전략의 근본부터 바꿔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경합주였던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발생한 트럼프 전 대통령 총격 사건이 전체 판을 뒤흔들고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총격이 발생한)버틀러 카운티와 그 주변 지역들은 최근 몇 년 동안 점점 더 공화당 쪽으로 기울어왔다”며 면“트럼프가 그곳에서 표를 늘릴 수 있는지가 펜실베이니아 전체 판도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짚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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