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출석한 구제역 "쯔양 협박 사실 없어…신변 보호해 달라"

입력 2024-07-15 15:00   수정 2024-07-15 16:42

유튜버 쯔양의 과거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해 5500만원 상당의 계약을 체결한 혐의(공갈)를 받는 유튜버 구제역(본명 이준희)이 15일 검찰에 자진 출석해 "쯔양을 협박한 사실이 없다"며 항변했다.

구제역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우선 저의 실수로 핸드폰을 절도 당해 씻을 수 없는 아픈 상처가 공개된 쯔양과 팬분들께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자신의 휴대전화에 입장문을 미리 준비한 구제역은 "제가 오늘 이곳에 온 이유는 쯔양 사건에 대한 모든 자료를 제출하기 위함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현재 이 사건을 배후에서 조작하고 있는 카르텔의 실체를 밝히고 모든 자료를 검찰에 제출, 철저한 수사를 통해 저의 신변을 보호해 주기를 요청하기 위함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의 숨겨진 배후라며 음성 녹취를 공개했다. 녹취 당사자는 누구냐는 질문에 구제역은 "A 엔터테인먼트 주가 조작 사건의 주범 김모 대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제역은 "세간에서 황금폰이라 불리는 제가 검찰에 전달할 스마트폰에는 라임 사태와 깊은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 대표 관련 녹취록이 들어있다"며 "스마트폰이 탈취된 후 김 대표에게 고소당했고 하지도 않은 일로 언론 기사를 통해 비난당하는 등 납득되지 않는 신변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구제역은 또 "저는 쯔양에 공갈·협박을 한 사실이 없다"면서 "그에 대한 내용은 음성 녹취와 오늘 제출한 핸드폰에 전부 담겨 있으며 검찰 수사를 통해 명명백백히 밝혀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저는 일개 유튜버에 불과하지만 우연한 계기를 통해 김 대표 관련 녹취를 입수하고, 그 이후 신변의 위협을 받게 됐다. 지금 이 상황이 무섭다. 황당무계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녹취를 검찰에 제출하면 엄청나게 큰 이슈가 될 것이기에 (김 대표 측이) 저를 희생양 삼아 본인들의 이슈를 덮기에 급급한 것"이라며 "검사에게 부탁한다. 철저히 수사에 협조할 테니 저를 보호해 주시길, 그리고 여론조작의 희생양인 쯔양의 수사를 신속히 진행하여 해당 카르텔과 관련 없는 인물이 평온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게 보호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제역은 김 대표 의혹을 제기하며 쯔양 사건을 '물타기'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관련된 증거 검찰에 증거를 제출한 후 다시 인터뷰 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쯔양에 받은 5500만 원을 돌려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쯔양 또한 사건의 희생양"이라며 "리스크 관리를 위한 용역을 쯔양 쪽에서 먼저 (요청) 했다. 제가 과거 폭로를 막기 위해 받았다고 하는데 저는 쯔양 소속사와 미팅하기 전까지는 몰랐다"고 주장했다. 이어 "저는 유튜브로서 마땅히 수행해야 할 광고용역계약을 수행하고 있는 사람이고, 이에 대한 수익 또한 검찰 조사를 통해 명백히 밝혀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걸 잘해서 GV80을 샀다"고 말한 바 있는 구제역은 차량에 대해서 "장기 렌트로 계약한 것"이라고 답했고, 쯔양에 받은 5500만 원에 대해선 "쯔양의 입장을 들어본 후 직접 전달하거나 받기 원하지 않으시면 공탁할 것"이라고 전했다.

구제역은 "쯔양이 원치 않았기 때문에 자세한 건 쯔양이 입장을 발표하면 그때 하겠다"며 자진 출석한 이유에 대해 "쯔양 포함 저를 희생양으로 삼은 배후에 누가 있는지 밝히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앞서 구제역은 쯔양 협박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해 2월 쯔양의 전 소속사 대표로 추정되는 인물에게 익명 제보를 받았고, 쯔양 소속사 측과 대화를 나누다가 쯔양 측과 5500만 원에 달하는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검찰에 자진 출석하겠다고 밝히며 "쯔양에 평온한 일상생활을 돌려줄 유일한 방법은 제가 하루빨리 검찰 조사를 받아 해당 사건에 대한 판단을 받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제역은 "황금폰이라 불리는 제 1년간의 녹취가 전부 포함된 핸드폰을 제출하고, 모든 수사에 협조하겠다"며 "사기꾼에게 핸드폰을 탈취당하는 어리석은 실수를 저질러 쯔양의 잊히고 싶은 상처를 공개하게 만든 과실에 대해 고개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하지만 검찰은 해당 사건과 관련, 배당 단계라고 밝히며 "사건을 검찰에서 직접 수사할지 경찰에 이송할지조차 결정한 바 없다"고 전했다.

쯔양의 법률대리인은 이날 유튜브를 통해 현재 쯔양을 피해자로 기재한 고발장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 제3부에 배당됐다고 밝혔다. 쯔양 측은 "적극적인 대응을 위해 유튜버 구제역, 유튜버 주작 감별사(전국진), 범죄연구소 운영자 및 익명의 협박자에 대한 고소장을 현 고발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형사 제3부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쯔양은 철저히 '을"의 입장에 놓이게 됐고, 사생활 폭로를 빌미로 교묘한 방식으로 협박하는 유튜버들의 눈치를 보며 그들의 비위를 맞출 수밖에 없었고 결국 원치 않는 내용의 계약서까지 작성해야만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후 쯔양의 일부 사건이 공론화가 됐으며, 그 과정에서 쯔양을 포함한 관계자 및 제3자들에게 무분별하게 2차 피해가 확대되기 시작했고, 쯔양의 피해에 대하여 허위 사실을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자들도 늘어나기 시작했다"며 "이에 깊은 고민 끝에 고소 진행을 결정하게 됐다"고 전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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