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적' 된 해저 케이블…中·러 공격위협 커져

입력 2024-07-15 17:26   수정 2024-07-16 01:00

전 세계 인터넷 트래픽의 대부분을 전송하는 해저 케이블이 러시아와 중국의 군사 표적이 될 우려가 있다고 이코노미스트지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데이터 업체 텔레지오그래피에 따르면 현재 600개 이상 해저 케이블이 총길이 140만㎞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구에서 달까지 세 번 왕복하는 거리다. 매년 100건 이상 케이블 손상 사고가 발생하는데 사고와 고의 손상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작년 10월 핀란드 인근 발틱커넥터 가스 파이프라인과 해저 케이블 피해가 대표적 사례다. 서방에선 러시아의 불법 행위라고 해석하는 이들이 있다. 런던 싱크탱크 폴리시익스체인지의 2월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이후 유로·대서양 지역에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케이블 절단 사건은 8건 일어났다. 해양 인프라 근처에서 러시아 선박의 비정상적 행동이 목격된 사례는 70건 이상 기록됐다.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 지역에서 중국의 위협도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대만은 국제 통신에서 해저 케이블에 의존한다. 워싱턴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는 전쟁 시 중국이 이를 통해 대만의 ‘정보 봉쇄’를 시도할 것이라고 봤다. 올초 중국 어선으로 의심받는 선박이 대만 인근 케이블을 손상한 사례도 있었다.

해저 케이블에서 정보를 탈취하는 스파이 활동도 급증하고 있다. 2010~2023년 아시아 지역엔 약 140개 케이블이 설치됐다. 중국 HMN테크놀로지스도 해저 케이블 사업에서 선두 주자로 부상했다.

서방국가도 이 같은 위협의 심각성을 느끼고 방어 체계 구축에 나섰다. 미국은 2020년 싱가포르에서 인도, 홍해를 거쳐 프랑스까지 이르는 6억달러 규모 케이블 프로젝트에서 HMN의 참여를 막았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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